[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보험 상품을 쭉 펼쳐놓고 비교해보면 결국 메리츠화재의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선 무기가 좋아야 한다. 보험업계에선 상품이 곧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치아, 치매 보험 등 상품 보장성을 파격적으로 늘려 업계 이목을 끌어왔다.

효과는 좋았다.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의 M/S(시장점유율)는 1, 2위를 다툴 정도다. 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장기 인보장 전사 시장점유율은 20.8%로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업계 1위와의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법인보험대리점(GA) 인보장의 시장점유율은 29.7%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장기보험 유지율도 좋다. 지난해 13회차 장기보험 유지율은 80.2%로 업계 상위권에 속해 있다. 보험 유지율은 불완전판매 여부 등에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상품 보장성이 좋아야 계약 해지가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시장점유율 ‘95%’… 펫보험 시장의 선두주자

최근에는 펫보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가입 니즈가 큰 것으로 알려진 슬개골 탈구, 구강질환 등을 보장하는 반려견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 Puppy&Dog보험’은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이 상품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2만1000건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상품이 출시되기 전 업계 펫보험의 전체 판매 건수는 2000여건에 불과했다. 

메리츠화재가 올 상반기 출시한 고양이전용 보험도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 ‘펫퍼민트 캣(Cat) 보험’을 출시하며 고양이 특화 보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서윤석 메리츠화재 장기상품개발팀 과장은 “과거 보장이 빈약했던 펫보험으로 인해 반려동물 카페에만 들어가 봐도 펫보험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현재 판매 중인 펫보험은 사람이 가입하는 실손의료보험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보장을 제공하고 있어 과거의 상품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상품에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약 1600여개의 제휴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시 관련 보험금을 자동 청구해준다. 최근 보험개발원이 추진 중인 펫보험 자동청구시스템(POS) 보다 한발 앞선 행보였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펫보험 출시 이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던 자동청구시스템은 결국 전자차트 업체의 제휴를 통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메리츠화재가 제휴한 곳은 전국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업체라, 타사에서 추진 중인 자동청구시스템보다 실질적인 효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메리츠화재

◇ 김용범 성공방정식을 엿보다

펫보험의 이 같은 혁신은 김 부회장의 도전정신과 과감한 추진력이 기업문화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효율성과 자율성을 내세운 김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혁신적인 상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실질적으로 사장된 시장이었던 펫보험 시장에 파격정인 보장을 겸비한 상품을 갖고 뛰어들었다는 점은 김 부회장의 과감한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묻어나온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메리츠화재의 펫보험은 타 사와는 달리 상품 기획 단계부터 수의사가 정규직으로 참여했다. 이는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 부회장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은 평소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 임직원들의 전문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펫보험 기획에 주도적으로 나선 상품개발팀의 한 임직원도 외부에서 영입해온 인재다.

이번 펫보험을 담당한 상품개발팀은 시장에 나와 있던 기존 경쟁사들의 상품은 비교하지 않고, 해외 상품들을 참고해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임직원들의 업무교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다보니 펫퍼민트를 비롯한 혁신적인 상품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상품을 개발할 때 얼마나 실적이 나올지 고민하기보다는 보험가입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을 1순위로 생각한다”며 “고객들 역시 이런 부분들을 알아줘 시장에 나온 상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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