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펫퍼민트는 차별화된 보장성으로 펫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상품이다. 실질적으로 한때 쇠락길을 걸었던 펫보험 시장 구원투수로 등장해, 메리츠화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상품을 기획한 서윤석 장기상품개발팀 과장을 만나 ‘펫퍼민트’의 탄생과정을 물어봤다. 타 보험사 상품기획부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다 2017년 1월 메리츠화재로 온 서 과장은 암보험, 치아보험, 간편보험 등을 기획한 장기보험상품개발 전문가다. 

다음은 서 과장과의 일문일답.

Q. 타 사에서 이직했다고 들었다. 기존 근무처와의 업무 방식에 차이점이 있나?

A. 기획회의 등에 있어서 의사 결정이 빠른 편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본인이 맡은 역할에 따라서 보고체계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직급이 과장이더라도 실장이나 대표께 직접 보고할 때도 있다. 기획부서도 통합돼있다. 기존 회사는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었다. 보고 할 때도 장황한 보고서를 만드는 일이 드물다. 양식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메일 뿐만 아니라 급하면 메모 한 장 들고 만나서 보고하거나 카톡으로 보고하기도 한다.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의 프로세스가 신속하다. 또 회의 할 땐 고객과 모집인을 많이 강조한다. 상품 판매에 나서는 분은 모집인이고 최종적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분은 고객이기 때문이다. 모집인과 고객들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가 상품 기획에 관건인 것이다.

Q. 펫보험 시장에 다시 진출하게 된 계기는?

A. 보험시장에 펫보험은 단기보험 형태로 있었는데, 장기보험으로 시장에 진출한 것은 메리츠화재가 최초다. 펫보험 시장은 실질적으로 사장된 시장이었다. 판매도 제대로 안되고 손해율도 안 좋았다. 외부에서 볼 때는 굉장히 큰 시장인데, 펫보험이 왜 이렇게 안 팔리는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하면서 시장에 진입했다. 가령 “팔리지도 않는 상품인데 손해율은 왜 이렇게 높을까?” 같은 식의 고심이었다. 결국 나름의 해답을 찾았고 시장성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Q. 타 사 펫보험 상품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을 보면 메리츠화재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보장범위든 보장기간이든 타사 상품 대비 월등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메리츠화재 상품은 한 번 가입하면 조건 없이 만 20세까지 보장하는데, 타사는 보장기간 중에 언더라이팅을 다시 한다. 메리츠화재 상품은 한번 가입하면 보험금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2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타사에선 경쟁력을 높이려고 펫보험에 사망보장을 넣기도 한다. 메리츠화재 상품은 그렇지 않다. 보장이 실손의료보장으로만 이뤄져야 보험금을 노린 학대 등의 도덕적해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사는 정액보험이다. 15만~30만원 받으려고 동물을 죽이겠냐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이는 유기견들까지 합치면 큰 액수가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또한 유일하게 ‘펫퍼민트’라는 펫보험 전문 브랜드를 갖고 있다. 캐릭터 마케팅도하고 전용 홈페이지도 갖고 있다. 마케팅적으로도 고객들이 공감할만한 요소가 많다.

Q. 이런 상품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은?

A. 우선 펫보험을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구성이 차별화 됐다. 수의사, 마케팅 담당 등으로 이뤄진 TF가 구성됐다. 구성원 모두가 반려묘·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상품 개발 시 향후 판매 실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경쟁사 상품은 비교하지 않고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리면 보장범위, 보장기간, 보험료 수준, 전체적인 서비스 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해외스터디를 실시하며 각 해외 보험사에서 팔고 있는 상품 연구도 적극 진행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분들의 인터뷰도 수없이 실시했다. 상품 기획 단계부터 수의사를 채용해 수의학적 자문도 많이 구했다. 참고로 상품개발팀에 속한 수의사는 정규 내근직이다.

Q. 펫보험에 보험금자동청구 서비스까지 도입하게 된 이유는?

A. 국내에 이미 펫보험이 있었지만 국내 상품은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일본, 미국 등 해외 펫보험을 참고했다. 대표와 직원들도 만나 인사이트를 얻었다. 상품 경쟁력은 물론 동물병원과의 협업, 특히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실제로 동물병원은 사람에 비해 보험금 심도는 높지 않으나, 빈도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병원에 갈 때마다 영수증과 진단서를 받아 청구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것으로 예상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보험금자동청구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회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이다. 자동청구 서비스로 인력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메리츠가 펫보험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개발에 더욱 적극적이었던 측면도 있을 것이다.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 상품이 95%를 차지하고 있기에 타사는 그만큼 보험금 청구 건수도 적어 효용 가치가 없었을 것이다. 

Q. 보장이 좋은데, 손해율 관리는 잘 되나?

A. 펫보험 출시 1주년(10월 15일)이 됐는데, 아직 신뢰도를 갖기 어려워 손해율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업계에선 손해율에 대한 우려가 많다. 3년 뒤 보험 갱신 시 반려견 연령 때문에 보험료가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보험금 과다지급, 즉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를 올리는 것만은 막자는 게 우리 목표다. 관건은 역선택이나 보험 사기 건을 잘 가려내는 것이다. 이를 두고 보험금 지급을 잘 안하려고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건 아니다. 보험사기 등의 사건은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만 될 뿐이다. 보험료 인상에 악영향을 끼치는 보험사기 건을 막기 위해 수의사 등을 포함한 총 3명의 전문가를 채용했으며, 꾸준히 이런 전문가들을 리쿠르팅 중이다.

Q. 향후엔 보장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

A. 장담은 못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애초에 경쟁력 있게 상품을 출시한 이유도 일반적인 관점을 반대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손해율이 높으면 보장을 줄이게 되고 보장을 줄이면 가입률이 떨어진다. 결국 가입구조의 허점을 이용해 보험사기 등을 일삼는 이들만 가입하게 돼 악순환이 이어 진다”는 점이 과거 펫보험이 잘 안 팔리면서도 손해율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향후 보장이 축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Q. 향후에도 펫보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A. 일단 펫보험하면 고객들이 메리츠화재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분들이 또 다른 고객을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에 상품이 좋으면 고객 유치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품개발팀 구성원들이 실제 펫을 키우는 전문가형식으로 이뤄져 있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피드백도 받고 있다. 오해가 있는 약관은 개선하고 있다. 한 가지 신기한 부분은, 펫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전 보험 통틀어 보험가입이 처음이었다는 점이다. 펫보험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되면 향후 또 다른 잠재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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