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쏘카 등 카셰어링 업체들이 젊은이들을 겨냥한 TV 광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더운 날씨에 힘들어하던 커플이 카셰어링을 이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상황을 연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드라이브 비용이 10분에 500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해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카셰어링의 대표 고객층을 끌어 모으기 위한 ‘타겟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광고 속에는 시장의 트렌드가 담겨 있었다.

카셰어링 시장 ‘폭풍 성장’

그린카가 최근 선보인 광고에는 젊은이들의 애환이 녹아 있다. 처음에는 젊은 남녀가 입을 맞추는 장면이 나온다. 현장은 ‘물바다’다. 비가 내리는가 싶었지만 5초 만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드러난다. 더운 날씨 탓에 이 커플이 땀을 흘리고 있던 것. 여성이 “아 더워, 어떻게 좀 해봐”라는 말을 건넨다. 남성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생각해낸다. 이후 이들은 성공적인 데이트를 즐긴다.

▲ 출처 = 쏘카

업체 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더운 날씨에 쾌적한 만남을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활용하라는 것. 젊은이들이 차를 소유한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과 기존 차량 렌트 서비스의 비용 부담이 컸다는 점 등을 감안한 마케팅이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기존에는 광고를 통해 카셰어링이 무엇인지 알리는 데 주력했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 저렴한 가격, 10분 단위로 차를 빌린다는 장점 등을 주로 강조했다. 최근 광고에는 ‘10분에 500원’이라는 자막이 약 2초간 나올 뿐이다.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시장은 몇 년간 ‘폭풍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린카의 운영 차량은 7월 현재 약 4100여대. 2011년 110대, 2013년 1000대에 불과했던 차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차를 빌릴 수 있는 차고지도 2011년 50곳에서 7월 현재 2250곳으로 많아졌다. 그린카와 2파전 양상을 펼치고 있는 쏘카는 보유 차량 수가 5000대를 넘어섰다. 2012년 100여대의 차량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 출처 = 그린카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매출 1000억원, 차량 대수 8000여대였던 시장 규모가 2016년 1800억원, 1만4000대로 각각 성장한다는 예상이다.

시장의 ‘폭풍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고객층은 20~30대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간편하게 운영되고 ▲보유 차량이 없는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며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 서비스 이용 고객의 대부분이 20~30대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린카가 젊은이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방식의 TV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경쟁사인 쏘카 역시 ‘72초 드라마’라는 광고를 통해 젊은 커플이 카셰어링을 활용해 성공적인 데이트를 만드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 출처 = 그린카

서비스, 승리의 조건으로 떠오르다

카셰어링 시장은 초창기 많은 업체들이 난립했던 시절을 지나 그린카·쏘카의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그린카는 롯데렌탈의 자회사라는 강점을 이용, 롯데렌터카 등의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마트 등 유통 채널과 협업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벤처 기업으로 성장한 쏘카는 최근 SK그룹으로부터 59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0분 단위로 차를 빌려탈 수 있다는 게 카셰어링의 핵심이다. 차종별로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그린카·쏘카 모두 대동소이한 요금표를 구성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승리의 조건으로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그린카는 휴가 시즌을 맞아 철저한 차량 관리를 약속하는 ‘프레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차량 이용이 증가하는 휴가철에 관리 특별 전담팀을 운영하고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식이다. 쾌적한 운행 환경 조성을 위해 전 차량 금연을 추구하는 ‘그린아이’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금연 제도를 강화해 차에서 담배를 피운 고객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린카 관계자는 “카셰어링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공유차량 이용 에티켓을 알리고, 성숙한 카셰어링 이용 문화 정착에 앞장서기 위해 이번 프레시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출처 = 쏘카

쏘카 역시 성수기 장기 이용객에게 할인 요금을 부과하거나 원하는 장소에 공유차를 배송해주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펼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셰어링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셰어링의 경우 서비스를 이용해본 사람들이 꾸준히 늘게 되는 구조인데, 보급 차량과 차고지가 많아지는 투자가 병행되면 매출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차량의 중고 감가상각 문제 등을 슬기롭게 극복할 대책을 마련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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