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판매 브랜드 유라이브가 ‘CF퀸’ 설현을 활용해 ‘스타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유라이브를 운영 중인 미동앤씨네마가 임직원 40여명·자본금 64억원 수준의 중견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유라이브는 과거에도 가수 수지를 모델로 기용한 바 있다.

브랜드·제품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계의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광고 속에는 시장의 트렌드가 담겨 있었다.

성장세 둔화된 시장···진화하는 제품

유라이브의 TV 광고에서는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델인 설현이 블랙박스 제품을 들고 나온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연출되며 제품의 화질이 좋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 러브 유라이브(I Love Urive)’라는 말이 반복된다.

‘블랙박스’라는 제품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보다는 브랜드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블랙박스 장착의 중요성 보다는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주요 장면마다 설현이 브랜드 이름을 반복하며 친근감을 높이려 노력한다.

▲ 출처 = 유라이브

업계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 연간 판매량이 40만대에 채 이르지 않았지만 2012년에는 155만대, 2014년 200만대로 늘었다. 2015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며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시장이 급팽창하는 과정에서 많은 업체들이 난립한 것. 한때 2000여개가 넘는 회사들이 블랙박스를 판매하면서 고객들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현재는 대부분 업체들이 폐업, 안정적인 경쟁 구도가 그려진 상황이다.

하지만 경쟁의 강도를 더욱 거세졌다. 과거 블랙박스 보급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점에는 업계가 눈부신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등록된 승용차가 누적 2000만대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뒤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많은 차들이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는 와중에 추가로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업체들이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 1위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역시 배우 강소라가 출연하는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블랙박스 아무거나 달지마’라는 콘셉트의 이 광고는 블랙박스의 중요성을 소비자의 사례로 풀어내 브랜드의 중요성을 재부각 하고 있다.

▲ 팅크웨어 아이나비 블랙박스 광고 이미지 / 출처 = 팅크웨어

블랙박스 구입 이후 사고영상이 찍히지 않거나 제조사가 사라지는 등 최근 업계의 문제들을 광고에 담아 소비자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 자사 브랜드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스타 마케팅을 통해 이목을 모으고 잇다는 점이 유라이브의 전략도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팅크웨어가 광고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이유도 명확하다. 아이나비 블랙박스의 매출은 2011년 163억원에서 2013년 562억원, 2015년 960억원으로 ‘폭풍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작아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매자들은 자사 브랜드로 유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셈이다.

블랙박스의 ‘진화’ 고성능 시대 열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는 물론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에도 불이 붙고 있다. 업체들은 더 선명하고 안정적인 녹화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바야흐로 블랙박스도 ‘고급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파인뷰는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 기술 적용한 블랙박스 ‘T20R’을 최근 출시했다. 보급형 블랙박스에 첨단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T20R은 전후방 HD 화질에 초당 30프레임 녹화를 지원한다. 고화질로 끊김 없이 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급 기종에만 사용되었던 프리미엄 나이트 비전 기술을 적용, 조도가 약한 지역에서도 선명한 녹화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제작됐다. 파인뷰는 앞서 실외후방카메라가 탑재된 2채널 블랙박스 ‘X11’도 내놓은 바 있다.

팅크웨어는 2.7형 LCD화면에 1채널 풀 HD 블랙박스 ‘아이나비 맥스뷰(MAX View)’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은 Sony CMOS 센서를 탑재, 빛이 강한 주간은 물론 빛이 부족한 야간까지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또 주기적인 메모리카드 포맷이 필요 없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30초~1분 단위의 녹화방식에서 프레임 단위로 실시간 녹화영상을 저장해 충격 및 전원 차단 시에도 안전하게 영상 저장이 가능하다.

▲ 팅크웨어 아이나비 맥스뷰 / 출처 = 팅크웨어

지나친 경쟁, 독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시장이 무한대로 성장할 수는 없는 만큼 과도한 경쟁이 독이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유라이브 역시 마케팅 비용에 지나치게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례가 있었다. 한때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한 적 있는 ‘다본다’가 대표적이다. 다본다는 2013년에만 85만대의 블랙박스를 판매한 바 있지만 2015년 경영 위기 탓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스타 마케팅이 독이 된 것. 다본다는 배우 장혁 등을 모델로 기용해 TV 광고 등을 활발히 진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다본다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을 경영난 악화의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공중파에 광고를 트는 것은 물론 전국에 대리점도 수백개로 늘리는 사업 확장을 강행했던 것이다.

▲ 파인디지털 파인뷰의 T20R / 출처 = 파인뷰

업계 한 관계자는 “유라이브는 7월 한달간 공식대리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대리점에는 마케팅 지원과 가격 우대 조건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출시된 ‘알바트로스 Q'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긴 하지만 지나친 사업 확장과 스타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다본다의 사례를 살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