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는 늘 그렇게 한 순간에 찾아오니까요.”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이오닉 광고가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마차로 가득했던 거리를 순식간에 자동차가 점령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친환경차 전성기가 열릴 것을 암시,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려는 현대차의 ‘선두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광고 속에는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담겨 있었다.

아이오닉이 그리는 미래

현대차가 TV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아이오닉 광고의 핵심 메시지는 ‘변화’다. 전체 분량의 3분의2 정도가 흑백 배경으로 연출됐다. 자동차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이를 ‘말 없는 마차’, ‘괴짜들이나 타는 차’ 등으로 폄하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하지만 거리가 마차 대신 자동차로 가득 차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3년.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이 도로를 점령한 모습이 나온다. 친환경차를 필두로 한 ‘새로운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광고는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마차-자동차, 내연기관차-친환경차를 수평적으로 연결하며 친환경차 시대의 도래가 필연적임을 강조한다. 자동차가 마차를 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성능 차이가 월등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장점이 많다는 점을 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별다른 설명 없이 비유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또 다른 메시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광고 속에서는 자동차의 가치를 몰라보는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다. 연극을 하는 듯 과장된 몸짓을 보이거나 길에서 물벼락을 맞는 식이다. 현재의 누군가 친환경차 시대의 도래를 비웃는다면, 그 또한 훗날 조롱거리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은 아이오닉.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인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다.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등 다양한 라인업을 동시에 보여주며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을 설명한다.

▲ 출처 = 유진투자증권

“친환경 시대는 필연적”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그 세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3년과 2015년에는 판매량이 각각 174만대, 199만대로 점유율이 2.1%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판매는 503만대, 점유율은 5.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친환경차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15년 터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는 시계를 더욱 빠르게 돌아가게 만들었다.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회사다. 차세대 동력원으로 각광받던 디젤엔진의 ‘명가’기도 하다. 이들은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기극을 통해 고객들을 속였다. 디젤차에 대한 신뢰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상황이 이렇자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친환경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나섰다. 아직 태동기 수준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 출처 = 현대자동차

테슬라와 같이 고급 전기차를 만들거나 SUV, MPV 등에 친환경 엔진을 장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수소연료전기차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현대차, 도요타, 혼다 등은 이미 이를 양산·판매 중이다. 친환경 기술력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볼보·폭스바겐 등도 수년 내 전기차 등을 내놓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15년 친환경차 시장 특징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각 완성차 업체는 지역별 시장 다변화에 대응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라인업 확대, 차급 및 가격 다변화, 상품성 제고 등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라인업 확대에 소요되는 대규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 간 제휴 및 공용화도 추진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 와중에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 ‘말 없는 마차’ 광고를 소개했다. 시장 선점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두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자사 제품의 특장점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4위를 기록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쏘울 전기차 등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거둔 성과다. 현대차와 기아차 합산 ▲하이브리드 6만4383대 ▲전기차 8651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06대 ▲수소연료전지차 252대의 실적을 올렸다. 총 7만3592대를 판매해 전년(7만184대) 보다 4.9%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다양한 친환경 신차들을 출시하며 2020년까지 총 26종 이상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같은 시점에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아이오닉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한편 2016년 1월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돼 시스템 최대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kg·m의 힘을 낸다. 15인치 타이어 기준 22.4km/ℓ의 효율성을 갖췄다.

같은 해 3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191km를 달릴 수 있는 차다. 최대 출력 88kW(120ps), 최대토크 295Nm(30Kg·m)의 모터를 지녔다.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 ▲고효율 전기차 시스템 ▲알루미늄 소재 적용 등 차량 경량화 기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 등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