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8일(현지시각) 연례 개발자 행사를 열어 새로운 iOS9과 맥 OS X를 비롯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뮤직, 애플페이 소식과 더불어 개발툴까지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그 자체로 풍성한 선물보따리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의 공개는 없었다.

먼저 iOS9이다. 더욱 똑똑해진 개인비서 시리와 지도 업데이트, 멀티태스킹 기능의 발전 등이 포인트다. 강력해진 보안기능도 눈에 들어온다. 애플은 시리의 인터페이스를 강화해 더 많은 명령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알람 및 상황판단 기능, 검색기능을 신장시켰다. 구글 나우와 유사한 개인 비서 기능인 '프로액티브(Proactive)'도 도입되어 눈길을 끈다.

지도는 더욱 똑똑해졌다. 일단 대중 교통 경로 안내 기능이 추가되어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해졌으며 검색 기능도 일부 추가됐다. 지도 서비스를 통해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자동으로 보여지는 기능도 탑재됐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패드를 위한 iOS9의 선물이 있다는 점이다. 멀티태스킹 기능 지원이다. 2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고, 화면 비율은 7:3이나 5:5로 조절해 쓸 수 있다. 동영상은 아이패드 한 구석에서 미리보기도 지원한다. 심지어 키보드에는 트랙패드 기능도 탑재했다.

iOS9은 개발자용 베타를 8일 공개했으며 정식 버전 배포는 가을에 진행된다고 밝혔다. 애플 이용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새로운 맥 OS X도 공개됐다. 엘 캐피탄이다.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수직암벽 이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엘 캐피탄은 이전 버전인 OS X 10.10 요세미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작보다 기능적 측면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엘 캐피탄은 대대적인 변화로 인한 격변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기능의 보완과 완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 맥을 사용하는 사람 중 최고버전인 요세미티를 활용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기는 상황에서 엘 캐피탄을 통해 완성도를 다듬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엘 캐피탄을 통해 자연어 검색이 가능하게 만들어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시켰다. 윈도우 관리 기능도 신장시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해졌으며 메탈 3D엔진으로 전작보다 1.4배 속도가 빨라진 부분도 특기할 만 하다. 렌더링 효율도 40% 높아졌고 애플리케이션 전환 속도는 2배 향상됐다는 소식이다.

엘 캐피탄은 올해 가을 출시된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소식은 많다. 먼저 iOS9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탑재 소식이다. 일종의 플립보드 스타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정하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CNN, 타임, 와이어드, 버즈피드, 더버지 등 매체와 콘텐츠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 앱은 기존의 뉴스스탠드를 대체할 전망이다. 또 노트에 직접 사진을 입력할 수 있고 그림까지 그릴 수 있도록 노트기능을 크게 강화시켰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가 상당한 관심을 끄는 가운데 애플워치 개발 툴도 모습을 드러냈다. 워치OS(watchOS) 2가 대표적이다. 일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고 기능적인 면을 세부적으로 잡아내는 분위기였다. 타임트래블, 디지털 터치 기능, 이메일 송수신 기능까지 모두 들어가 있다. 24시간 타입랩스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까지 아이폰 중심으로 애플워치 앱들이 구동됐다면, 이제는 애플워치를 중심에 둔 앱 구동방식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홈킷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소개됐으며 정식버전은 가을이다. SDK인 워치킷(WatchKit)은 8일 공개됐다.

iOS9과 OS X 용 앱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도 관심이었다. 이는 오픈소스로 공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리눅스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 개발자를 위한 스위프트2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동시에 애플페이 영국진출 소식도 정식으로 확인됐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됐지만 애플이 8일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애플은 영국 주요 은행의 70%와 협약을 체결했고, 25만개 가맹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애플페이 이용자가 가맹점 이용 시 각 업체에 맞는 적립 카드를 연결해주는 ‘리워드카드(Reward Card)’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주 가는 매장에 대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패스북(Passbook) 애플리케이션은 애플페이에 통합해 명칭을 '월렛(Walet)' 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화룡점정은 뮤직이었다. 개발자 회의 전, 소니뮤직 고위 관리자가 어이없이 폭로했던 바로 ‘뮤직’소식도 전해졌다. 애플에 인수된 비츠뮤직 공동창업자 지미 아이오빈이 애플 뮤직(Apple Music) 서비스를 소개했으며,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정의된다.

가격은 파격적이다. 월 9.99달러(약 1만1천원) 이용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달 30일부터 애플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며, 첫 3개월은 무료로 제공한다. 무대 말미에는 신인 가수인 위켄드(Weekend)가 신곡 무대를 선보이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