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 결산-

[MWC 2015 결산①] 갤럭시S6로 왕좌를 지킨 삼성전자
[MWC 2015 결산②] '스마트워치 전쟁' 어베인 승리
[MWC 2015 결산③] 통신3사 '5G 시대' 향해 돌격 앞으로
[MWC 2015 결산④] '모바일 올림픽' MVP는?
[MWC 2015 결산⑤] 모든 것이 연결된다
[MWC 2015 결산⑥] 이제 다음을 보아야 한다
[MWC 2015 결산⑦] "아스타 루에고!(안녕히 가세요!)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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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가 시작되자 지구촌은 이 행사를 마치 올림픽 경기처럼 관전했다. 인텔, 구글, 소니, 삼성전자, 화웨이 등 어느 업체가 이 행사에서 멋진 기술을 보여주고, MVP는 누가 될지 흥미롭게 지켜봤다. 결국 MWC 2015는 5일(현지시각) 폐막했다. ‘기대 이상’을 보여준 업체가 있는 반면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를 받은 업체도 생겨났다.

◆화웨이, 그리고 중국의 활약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업체 중 하나가 ‘대륙의 ICT 늑대’ 화웨이다. 그들은 패블릿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다양한 신무기를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은 건 화웨이의 첫 스마트워치인 ‘화웨이 워치’였다. 이 기기 역시 LG전자의 ‘LG 워치 어베인 LTE'와 같이 클래식 시계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다. ’아날로그 스마트워치‘라는 새로운 추세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 운영체제(OS) 기반의 화웨이 워치는 다양한 헬스 트랙킹 기능과, 고급 심박수 모니터 센서, 6축 센서, 바로미터(barometer) 센서, 터치 모터 및 내장 마이크를 장착했다. 1.4인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스크래치 방지 및 방수 기능을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4.3 혹은 그 상위 버전의 운영체제로 작동되는 스마트폰과 호환 가능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문자, 이메일, 일정, 앱 및 통화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6축 센서는 걷기, 달리기, 등산 및 사이클링 등 사용자의 모든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 화웨이 워치. 출처=화웨이

화웨이 워치는 사용자 맞춤형 디자인으로 클래식한 아날로그부터 디지털, 그리고 칼로리 소비량, 걸음수 등을 나타내는 트랙킹 디스플레이까지 약 40여가지의 디자인이 가능하다. 골드, 실버, 블랙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제공되며, 사용자들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재 및 스타일의 시곗줄을 선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워치가 LTE 통신모듈을 탑재하지 않았다는 것 빼고는 오히려 어베인보다 높은 하드웨어 기술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워치는 용량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충전 없이 최대 5일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어베인은 710mAh 배터리 용량으로 하루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두 제품 모두 1.2㎓ 퀄컴 스냅드래곤 400 프로세서를 탑재, 저장공간은 4GB이다.

화웨이워치는 1.4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디스플레이에 해상도 400x400, 286ppi(인치당 픽셀수)다. LG전자는 1.3인치 플라스틱 OLED를 적용 320x320, 245ppi 해상도를 지원한다.

한편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네트워크 강자'의 면모도 과시했다. 전 세계 4위 서버 제공 업체인 화웨이는 MWC 2015에서 신규 데이터 센터 서버와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술도 발표했다. 화웨이는 통신 사업자간 데이터 센터 통합 및 최적화를 지원하도록 설계된 고밀도 데이터 센터 서버 ‘퓨전서버 X6800’와 서비스 중심 서버 ‘퓨전서버 RH8100’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및 컨버지드 스토리지를 적용한 오션스토어(OceanStor) OS와 스토리지 제품도 소개했다.

우선 퓨전서버 X6800는 혁신적 아키텍처를 통해 높은 신뢰성, 안정성, 뛰어난 성능, 적은 공간 그리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구축이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테이터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통신 사업자들의 차세대 데이터 센터 혁신을 가속화시키며, 총소유비용(TCO)은 줄이면서 운영 효율성을 개선했다.

퓨전서버 RH8100는 최대 60가지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및 운영 지원 시스템(OSS/BSS)과 같은 주요 서비스의 운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이 제품은 다음 3세대의 프로세서 및 디스크 파티셔닝 기술 진화를 지원하고 있어 이를 통해 고객은 투자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다.

또한 오션스토어 V3는 핵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클라우드 아키텍처인 오션스토어 OS를 사용했다. 이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OLTP/OLAP, 파일 공유, 클라우드 컴퓨팅 및 기타 애플리케이션들을 위해 컨버지드 데이터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화웨이의 글로벌 스토리지 제품 관련 수익 성장율은 2014년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화웨이는 LTE를 지원하는 차량용 모바일 와이파이(WiFi) 디바이스 '화웨이 카파이(Huawei CarFi)'도 선보였다. 이는 최고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며 최대 10개 디바이스까지 연결할 수 있다. 차량 간 손쉬운 이동도 가능하다. 화웨이는 MWC 기간 동안 유명 브랜드 자동차 400대에 화웨이 카파이를 설치해 탑승자들이 이동 중에도 인터넷에 자유롭게 연결되는 기술을 시연했다.

화웨이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성장세도 놀라웠다. 레노버, ZTE 등 중국의 다크호스들은 특별한 스마트 기기 전략과 기발한 기술을 내세워 세계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런 이유로 MWC 2015에는 유독 중국인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는 중국기업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S6에 묻혔다

갤럭시S6 시리즈가 참관객의 시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행사에 공개된 많은 스마트폰이 손해를 봤다. MWC는 ‘스마트폰 격전지’답게 이번 행사에 다양한 신형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먼저 HTC는 문제의 퀄컴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한 ‘원 M9'을 선보였다. 이는 대만 스마트폰 강자인 HTC의 새 플래그십 모델이다. 메탈 소재를 적용한 이 제품은 전작과 디자인이 유사하지만 성능은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외신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었다. IT 전문매체인 씨넷도 "감지하기 힘들 정도의 향상"이라고 전했다.

M9의 상단과 하단에 달린 스피커와 뒷면의 둥근 형태는 전작인 M8와 동일하다. 다만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10으로, 전면 카메라는 '울트라픽셀'로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전작과의 차이점이다. 2000만화소 후면 카메라, 3GB RAM, 32GB 저장공간, 안드로이드5.0 운영체제와 독자 사용자인터페이스(UI)인 센스7 등이 탑재됐다. 배터리 용량도 2840mAh으로, 전작(2600mAh)보다 10% 가량 늘어났다.

소니는 보급형 모델인 ‘엑스페리아M4 아쿠아’를 공개하며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 분야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 제품은 퀄컴 스냅드래곤615 프로세서(64비트)와 1300만화소 후면 카메라와 500만화소 전면 카메라, 강화유리를 적용한 5인치 720p HD 화면 등이 특징이다. 당초 소니는 새 플래그십인 엑스페리아Z4를 공개하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 제품을 볼 수 없었다. 대신 소니는 두께가 6.1mm에 불과한 태블릿인 '엑스페리아Z4 태블릿'을 선보였다.

▲ 그랜드S3. 출처=ZTE

'중국 스마트폰 돌풍'을 이끄는 주역 중 하나인 ZTE는 새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S3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이베리파이(EyeVerify)의 눈 생체인식 솔루션을 채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지난 1월 중국에서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랜드S3은 아이프린트 ID를 탑재해 사용자들이 암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는 모바일 경험을 갖게 함으로써 편리하고 안전하며 사생활이 보호된다. 첨단 아이프린트 ID 솔루션은 그랜드S3에 있는 카메라로 안구의 혈관 패턴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인수설'에 휘말렸던 블랙베리는 이번 행사에서 간담회를 통해 올해 안에 듀얼 커브드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전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갤럭시S6 엣지와 유사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셈이다. 블랙베리는 이 기기를 슬라이드폰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안드로이드 페이' 등장

구글 부사장 선다 피차이는 이번 MWC에서 애플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구글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안드로이드 페이'를 발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는 NFC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폰을 통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결제 프레임워크다. 피차이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페이'는 OS 수준의 서비스로서 앱 개발자 등 누구든지 안드로이드 폰에서 구동되는 결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플랫폼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구글은 이동통신 서비스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피차이 부회장은 알뜰폰 방식으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으로 밝혔다. 지난 1월에도 구글이 인프라를 갖춘 이동통신업체로부터 망을 임대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가상망운영자(MVNO) 방식으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커버그 기조연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행사 첫날 '세계의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잇는 방안'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주커버그는 연설에서 "서방 국가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인터넷이 아주 당연한 생활이 되어 있지만 신흥국에 사는 수억명의 사람들에겐 온라인에 접속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 수 있다"며 "전세계 사람들에게 인터넷이 접근가능하게 하는 일은 언제든지 911에 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쳤다.

▲ 출처=MWC 공식 트위터

그러면서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시작한 인터넷오알지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다. 주커버그는 그 시작 단계로 신흥국의 인터넷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을 포함한 일부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오알지 앱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앱은 2014년 중반 잠비아에서 시작해 현재 6개 국가에서 실행되고 있다.

그런데 강연장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졸기도 했고 심지어 일부는 강연 도중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뒤늦게 주커버그가 파트너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전면에 나섰으나 이미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은 분위기를 돌이킬 수 없었다.

강연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2시간 동안 주크버그의 이야기를 들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가 어긋났다. 그냥 자리를 떠났다"고 노골적으로 불평했다. 또 다른 이들은 "일부 사람들은 인터넷오알지 파트너들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사실 주커버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온 것이기 때문이다" "주커버그와 파트너들은 무대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지만 귀에 들어온 내용은 없었다" 등의 혹평을 남겼다.

◆탈-안드로이드

이번 MWC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벗어나기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다수의 모바일 업체가 이 행사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여줬다. 당장에는 힘들겠지만 구글이 가지고 있는 OS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일찍이 이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모질라 재단은 이번 MWC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파이어폭스 OS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파이어폭스 OS를 고성능 스마트폰에도 탑재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피처폰에도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채택하고, 웨어러블 기기 전용 OS를 개발하겠다고도 전했다.

한편 MWC 2015에는 리눅스 계열 OS인 우분투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등장했다. 스페인 스마트폰 업체 BQ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도 우분투 OS 스마트폰을 내놨다. 최근 알리바바로부터 6500억원을 투자 받은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는 우분투 기반의 스마트폰을 통해 구글의 통제와 로열티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스마트워치 분야에서도 '탈-안드로이드'의 경향이 감지됐다. LG전자가 이번 MWC에서 공개한 스마트워치인 어베인에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OS가 탑재돼 있다. 조준호 LG전자 MC본부장은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리눅스 OS를 기반으로 개발했다”며 “LG전자도 TV 등에서 자체 OS를 만들면서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탈-안드로이드의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구글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OS로써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앱 생태계가 구축돼야 하지만,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블랙베리나 MS도 성공적으로 완수하지 못한 임무다. 제3의 모바일 OS가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얻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와 앱 개발자를 등에 업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바빴던 인텔과 노키아

이번 행사에서 인텔과 노키아는 유독 바빴다. 우선 인텔은 네트워크 통신 인프라가 개방형 표준 기술과 소프트웨어 정의 기반 구조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통신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바빴다.

이번 MWC에서 인텔은 에릭슨, 화웨이, SK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네트워크 사업자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텔은 자사의 아키텍처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소프트웨어 정의 기반구조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통신업계가 인텔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네트워크 기반구조에 거는 기대는 크다. 네트워크 운영 효율과 민첩성을 향상시켜 새로운 서비스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도 통신 사업자들과 활발하게 협력했다. 단적인 예로 노키아는 국내 통신3사와 ‘사각관계’를 보여줬다. 노키아는 SK텔레콤과 4중 안테나를 기반으로 600Mbps 속도의 전송 기술을 공동 시연했으며, KT와는 LTE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기술인 ‘LTE-M(Machine type communication)’을 시연했다.

LG유플러스는 노키아와 함께 이번 행사에서 기술 시연을 하진 않았지만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두 회사는 범용 하드웨어 플랫폼 기술인 NFV 기반의 네트워크 핵심장비인 ‘CSCF’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