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다. 같은 배에 탄 이들은 때로는 험한 물살을 가로지르고, 대어(大魚)를 낚기도 하며 이해(利害)와 환란(患亂)을 함께 겪는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고 했다. 힘 모아 노를 저어야 하는 이유다. 동주공제가 기업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떠올랐다.

기업들이 ‘동행’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겉치레 협력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교감이 주된 분위기다. 책임과 의무라기보다는 ‘즐거운 동행’, ‘나누는 동행’ 등 친근한 이름 아래 협력사와 손을 맞잡는다. 정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화두로 내걸었다. 기업의 문화에 있어 ‘경쟁’을 부추기기보다 ‘친구’가 되기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정부가 피력하는 협력에서 나아가 자발적으로 이를 발전시키는 양상이다.

동행의 문화는 비단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만 엿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공헌’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의 사회공헌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다. 사회공헌이 재벌의 치부를 잠시 가리는 수단이라고 여겼으나 동반성장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사회공헌은 이제 기업의 ‘필수 과목’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생태계를 바꿨다. 자사의 이익만을 꾀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기업들은 이제 협력사의 기술과 경영안정성이 좋아지고, 고객이 보다 좋은 품질과 서비스로 가치를 얻을 때 비로소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안다. 주요기업들이 함께 노를 젓는 모습을 집중 조명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