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에서 1을 만드는 전통적인 창업 방식 대신 이미 검증된 기업을 사들여 경영하는 ‘인수창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정보 비대칭과 법률적 리스크로 인해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M&A 시장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로펌과 AI 기업이 손을 맞잡았다.
법무법인 디엘지는 AI 기반 기업 데이터 분석 기업인 딥서치와 M&A 법률 서비스 연계 및 인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디엘지 본사에서 협약식을 갖고 데이터 기술과 법률 전문성을 결합한 실무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기업 인수를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나 기업들에게 매물 발굴부터 계약 종결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핵심은 ‘인수창업(ETA)’의 대중화다. 인수창업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운영 중인 알짜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시장 안착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최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생태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소규모 M&A 시장은 신뢰할 수 있는 매물 정보가 부족하고 법률 자문 비용이 부담스러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번 동맹은 이러한 페인 포인트를 기술과 전문성으로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딥서치는 자사의 AI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인수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분석해 매수자의 요구에 딱 맞는 기업을 추천하는 딜 소싱 단계다.
여기에 법무법인 디엘지의 법률적 안전장치가 더해진다. 디엘지는 딥서치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거래에 대해 계약 구조 설계와 법률 실사 그리고 에스크로 운영 등 리스크 관리를 전담한다. 데이터로 기회를 포착하면 법률로 거래를 완결짓는 구조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깜깜이로 진행되던 중소형 M&A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이나 투자은행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개인 창업자나 중소기업도 체계적인 M&A 프로세스를 밟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양사는 향후 인수창업을 주제로 한 공동 프로그램과 설명회를 개최하고 연내에 파일럿 프로젝트를 착수해 실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는 “M&A는 이제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라 창업자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의 장”이라며 “(주)딥서치와의 협업은 데이터 기반 딜 소싱과 정밀한 법률 자문을 연결해 인수창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실질적인 동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