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제품은 어떤 고객에게 반응이 좋을까"

마케팅 담당자가 채팅창에 문장을 입력하자 인공지능(AI)이 즉시 대답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수준이 아니다. 구매 가능성이 높은 최적의 타깃 그룹을 추출하고 최근 행동 패턴을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 전략까지 제안한다. 앱 사용 빈도가 높은 고객에게는 푸시 알림을 보내고 카카오톡 반응률이 높은 고객에게는 알림톡을 설계한다.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를 엑셀로 내려받아 가공하고 기획안을 짜던 수고가 사라졌다.

LG CNS는 마케팅 업무 전반을 AI로 자동 수행하는 CDP 에이전틱 AI 서비스 클레어보(Clairvo)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LG CNS
사진=LG CNS

클레어보는 기존 마케팅 시스템의 문법을 완전히 바꿨다. 핵심은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객 데이터 분석과 타깃 그룹 생성 그리고 캠페인 활성화 같은 주요 기능을 각각의 AI 에이전트가 맡고 이를 총괄하는 지휘자 AI가 유기적으로 조율해 업무를 완수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세일즈포스나 어도비 같은 글로벌 기업의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을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데이터가 방대해질수록 이를 분석하고 실제 마케팅 액션으로 연결하는 데는 여전히 사람의 직관과 노동력이 필요했다. LG CNS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데이터 수집을 넘어 데이터가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구조다.

실제 현장 적용 성과는 구체적이다. LG CNS가 제조 유통 식품 등 다양한 고객사에 자체 CDP를 적용한 결과 마케팅 캠페인 실행 시간이 기존 대비 60% 이상 단축됐다. 여러 작업 화면을 오갈 필요 없이 대화창 하나로 업무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클레어보는 고객의 미세한 행동 변화까지 감지해 대응한다.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두고 결제하지 않은 고객에게 쿠폰 리마인드 메시지를 보내거나 특정 제품 페이지를 반복 조회하는 고객에게 신제품 소식을 알리는 식이다. "제품 구매자 중 멤버십 가입자 수를 월별로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별도의 데이터 가공 없이 즉시 시각화된 표와 그래프를 제시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LG CNS는 지난 2024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CDP 인스티튜트의 리얼CDP(RealCDP)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세일즈포스와 어도비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받은 것과 동일한 등급으로 데이터 처리와 분석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다.

LG CNS는 이번 서비스를 구독형과 구축형 두 가지로 제공해 기업들이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연내에 글로벌 버전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국가별 유통사 사이트 데이터 수집과 글로벌 시장 트렌드 분석 기능을 고도화해 해외 마케팅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생성형 AI가 전 산업에 침투하는 가운데 마케팅 영역에서의 AI 에이전트 도입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효율성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LG CNS 심정애 CX 데이터사업담당은 "에이전틱 AI를 통해 마케터들이 적시에 최적의 마케팅을 실행하고 더욱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기업 고객들이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