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은 퀄컴이 설계하는 모든 것의 일부입니다. PC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미국 샌디에고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행사에서 퀄컴의 차세대 PC 보안 전략이 자세히 공개됐다. 지난 9월 발표된 '스냅드래곤 가디언(Snapdragon Guardian)' 기술의 세부적인 그림이 공개된 것이다. 

퀄컴은 이날 본사 랩투어 시연을 통해 PC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4G 모뎀으로 기기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강력한 기능을 선보였다.

현장 시연을 맡은 아디트야 수사리아(Aditya Susarla) 퀄컴 엔지니어링 담당과 스리니바사 디비(Srinivasa Deevi) 퀄컴 프린서플 엔지니어는 "기기가 꺼져 있어도, 운영체제(OS)가 부팅되지 않아도 작동한다"며 "이 시스템은 4G 모뎀 및 와이파이(Wi-Fi)와 원활하게 통합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PC 보안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사진=최진홍 기자
사진=최진홍 기자

핵심은 'OS로부터의 독립'... RISC-V가 전담
스냅드래곤 가디언의 핵심은 OS로부터의 독립이다. 오전 퀄컴의 아가시 수석 부사장은 공개 행사를 통해 "스냅드래곤 가디언은 스냅드래곤 SOC(시스템온칩)에 내장된 별도의 하위 시스템"이라며 "CPU와 분리되어 있으며 운영 체제와 독립적으로 실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적으로는 RISC-V 기반의 전용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작업을 전담한다. 덕분에 OS가 바이러스 등으로 손상된 상황에서도 원격으로 OS를 다시 설치(재이미징)하거나 BIOS 수준의 관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PC의 전원이 꺼져 있거나 부팅 불능 상태에 빠져도 보안 및 관리 시스템은 독립적으로 살아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루톤(Pluton) 보안 프레임워크를 지원하며, 통합 온칩 SPU(보안 처리 장치)와 새로운 신뢰 관리 엔진(Trust Management Engine)을 기반으로 한다.

랩투어에서는 가디언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및 기업용 시연이 이어졌다.

소비자용 시연은 가디언 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 리드인 아드난 사이드(Adnan Syed) 엔지니어가 맡았다. 그는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해 분실 상황을 가정한 '기기 위치 찾기'를 시연했다. 조회를 실행하자 "기기 위치를 2분마다 업데이트하며, 셀룰러와 와이파이 정보를 삼각 측량하여 주소로 변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단순 위치뿐만 아니라 이동 경로까지 파악됐다. 앱 화면에는 기기가 퀄컴 캠퍼스 내 두 지점 사이를 이동한 이력이 고스란히 표시됐다. 분실 상황을 가정해 '기기 위치 찾기'를 실행하자 "기기 위치를 2분마다 업데이트하며, 위치를 삼각 측량하여 주소로 변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핵심은 잠금 기능이었다. 아드난 사이드 엔지니어는 "기기가 꺼져 있고 배터리 전원 모드에만 있더라도, 원격 명령을 통해 기기를 잠글 수 있다"며 "이 시점부터 데이터는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말했다. 명령은 관리자 앱에서 와이파이, AWS 클라우드, 셀룰러 타워를 거쳐 노트북의 4G 모뎀으로 직접 전달됐다. 사용자는 필요시 기기 내부 데이터를 원격으로 완전히 삭제(Wipe)할 수도 있다.

스리니바사 디비(Srinivasa Deevi) 퀄컴 프린서플 엔지니어는 기업용 웹 UI 시연을 맡았다. 특정 지역에서만 앱 사용을 허가하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능을 선보였다. 그는 "미리 정의된 지오펜스 밖에 있는 기기에서 기업용 앱을 실행하자 '액세스가 제한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앱이 닫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리자가 웹 UI에서 설정을 변경해 기기를 허용 범위 안으로 들이자, 앱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기업 IT 관리자의 '복음'... 일반 소비자도 사용

스냅드래곤 가디언 기술은 사실상 어디에서나 셀룰러를 통해서도 PC에 접속해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기업 IT 관리자들에게는 '복음'과도 같은 소식이다.

퀄컴은 "원격 잠금, 원격 삭제, 원격으로 PC 위치 파악 및 추적, 지오펜싱과 같은 사용 사례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IT 관리자나 심지어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PC를 원격 관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용 기기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 시장 공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도 준비 중이다. 현장 관계자는 MS 인튠(Intune) 등과의 연동 계획에 "마이크로소프트 팀과 논의 중이며, (해당 솔루션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 기능은 1세대 스냅드래곤 X 시리즈에서 당장 사용되지는 않는다. 또한 퀄컴은 어린이들에 대한 PC 사용 통제용으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보안에 핵심을 둔 기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