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사진=SNE리서치
2025년 10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사진=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중 94%를 중국 기업이 독점하며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글로벌 시장의 '변곡점'이 도래해 비중국계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진입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SNE리서치가 올해 1~9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 시장에서 사용된 음극재 총 적재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37.4% 증가한 총 95만 8000톤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은 30.9% 증가한 36만 3000톤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업체별 순위를 보면 중국 샨샨(22만 1000톤)과 BTR(16만 8000톤)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SNE리서치는 "두 기업은 중국 CATL, BYD 및 한국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는 폭넓은 고객 기반과 대규모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점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카이진(10만 2000톤), 샹타이(10만 1000톤), 신줌(7만 5000톤), 지첸(7만톤)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25넌 10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사진=SNE리서치
2025넌 10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사진=SNE리서치

법인 국적별로는 중국 기업이 전체의 94% 이상을 차지해 절대적 우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생산능력 확충과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지배력이 더 공고해지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확장과 함께 실리콘 복합 음극재(Si-Anode) 채택이 늘어나면서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국의 점유율은 3.3% 수준에 그쳤으나 포스코와 대주전자재료를 중심으로 주요 셀 메이커와 협력을 넓히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점유율은 2.6%로 존재감이 낮았다. 히타치와 미츠비시 등은 기존 고객 기반에 의존하는 보수적 전략을 유지하며 경쟁력이 약해지는 흐름이다. 

SNE리서치는 "올해 음극재 시장은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전환의 동시 심화로 구조적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중국산 인조흑연 반덤핑·상계관세 예비 판정 이후 북미·유럽에서는 비중국계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됐으며 노르웨이 비아노드와 캐나다 노던 그라파이트 등은 현지 합성흑연 생산 확대에 나섰다. 중국은 11월부터 인조흑연 수출 통제를 시행하며 시장 지배력 유지에 나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이런 흐름 속 실리콘 복합 음극재는 차세대 대안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투자와 상용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결국 향후 시장 주도권은 관세·수출규제 등 외부 리스크를 얼마나 기술혁신과 공급망 자립으로 전환시키느냐에 달려 있고 한국 소재사는 이 격변기를 새로운 진입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