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플랫폼만의 성장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술이 만들어낸 수익과 기회가 창작자들에게도 공정하게 돌아가야 합니다.”

네이버가 AI 시대의 새로운 상생 모델로 ‘네이버 임팩트(Naver Impact)’ 프로그램을 전격 공개했다. 핵심은 AI 기술이 창출하는 막대한 가치와 수익을 플랫폼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반이 된 데이터를 제공한 창작자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새로운 보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한 해에만 약 2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 AI 기술 격차 해소와 창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다.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 현장에서 지난 10여 년간 네이버의 상생 철학을 상징했던 ‘프로젝트 꽃’을 잇는 새로운 AI 시대의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 키워드로 ‘물결 효과(Ripple Effect)’를 제시했다. AI라는 거대한 기술 혁신이 특정 기업이나 집단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철학이다.

그는 “네이버 임팩트는 AI 기술을 통해 더 넓은 생태계로 긍정적인 변화를 확산하는 물결 효과를 상징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가 밝힌 네이버 임팩트 프로그램의 목표는 명확하다. AI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그 혜택을 생태계 전체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그는 기술 격차 해소를 꼽았다. AI 기술의 접근성과 활용 능력에 따라 새로운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는 “AI의 확산 과정에서 발생한 격차를 줄이고 소상공인과 창작자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기업들이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이날 공개한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와 같이 고도의 기술력이 없는 중소상공인(SME)이라도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과 맥을 같이 한다.

두 번째 목표는 창작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AI 기술, 특히 생성형 AI가 고도화될수록 원본 콘텐츠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오히려 AI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역발상이다. 그는 “창작의 가치를 지키고 누구나 AI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성장의 사다리를 마련해 국내의 우수한 창작물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로컬의 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산할 수 있도록 성장의 사다리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선언은 네이버가 지난 17년간 꾸준히 이어온 창작자 생태계 지원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AI 시대 이전부터 블로그, 카페, 지식iN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해왔으며, 이를 플랫폼의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여겨왔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기록과 전문적인 분석, 그리고 깊이 있는 콘텐츠까지 어느 플랫폼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창작의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창작자들이 네이버의 근간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규정했다. 창작자들의 노력이 곧 사용자들의 선택과 경험을 바꾸는 힘이라는 믿음이다.

네이버의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은 2009년 단 1000명의 창작자를 대상으로 시작해 올해(2025년) 기준 61만 명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최 대표는 “더 많은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AI 수익 배분’에 대한 네이버의 새로운 정책 방향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에 막대한 양의 웹 콘텐츠를 사용하면서도 원작자에게는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선제적으로 ‘공정한 배분’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AI 서비스에서 창작자의 콘텐츠가 활용되거나, 창작자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었을 경우 해당 창작자의 ‘기여’를 명확히 인정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네이버에서는 AI 서비스에서 이용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창작자의 기여를 인정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 제도가 창작자들이 창의적인 활동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네이버는 이 시도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플랫폼 기업들에게 AI 시대의 새로운 보상 기준을 제시하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네이버는 팀 네이버의 역량에 임팩트 펀드를 더해 AI가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생태계를 이루는 모두의 성장을 지원하고 일상 속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앱을 통해 네이버가 우리 사회에 전할 새로운 물결이 바로 네이버 임팩트이기 때문”이라며 “이 물결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우리 사회의 곳곳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