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구매를 늘리면서다. 다만 향후 전기차 시장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테슬라가 2일(현지시각)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도한 차량은 49만709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7% 증가한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6000대)도 넘겼다.

앞서 미 연방정부는 지난달 말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 혜택을 종료했다. 그동안 전기차 구매를 망설여왔던 소비자들이 이 조치가 실현되기 전에 구매를 서두르면서 테슬라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3분기 이후부터다. 미국의 전기차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3분기 만큼의 인도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미국 내 세제 혜택 종료를 두고 “테슬라가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도 잠재적 위협으로 취급받는다. 특히 대표적 시장인 유럽 등지에서 경쟁력 악화가 눈에 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8월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등록 대수는 1만483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2.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유럽 지역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가 26.8% 증가한 와중에도 판매량이 역행한 것이다.

CFRA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3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는 과거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향후 배출권 거래시장에 대한 입법적 변화와 미국 시장에서의 보조금 종료가 전기차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전히 큰 의문이 여럿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자동차 연비·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해 지난 수년간 테슬라 수익에 기여한 배출권 거래 사업에 타격을 줬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의 향후 사업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면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나흘간의 상승 랠리를 끝내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5.11% 내린 436.0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