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보따리상, 이른바 다이궁 매출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지 반년 만이다. 심지어 판매 수수료의 인하와 함께 수익이 나지 않는 다이궁과의 거래 비중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이 밖에도 현재 신라면세점이 임대 수수료 갈등으로 인천공항에서의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이 자리에 입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면세점 ‘수익성 개선’에 집중

2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월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한 롯데면세점의 다이궁 매출 비중이 지난달 소폭 증가했다.
앞서 지난 1월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다이궁과의 거래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사들여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 유통하는 다이궁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당시 주요 면세점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면세업계는 재고 처리 등을 위해 정상가에 40~50% 수준의 비용이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고,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 분기 8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면세점은 올해 1월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아울러 거래를 유지한 다이궁의 수수료도 기존 50%대에서 20%~30%대로 낮췄다. 그 결과, 올해 초 전체 매출 중 다이궁이 차지하는 매출은 5%까지 급감했다.
조치에 따른 효과는 확실했다. 다이궁과의 거래 중단을 개시한 올 1분기 롯데면세점은 2023년 2분기 이후 7개월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지는 2분기에도 매출 6685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거래에서 다이궁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았던 만큼,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1조 30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8% 줄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이궁에 한정해 거래 물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면세점의 매출 중 다이궁이 차지하는 비중은 7~9%로 올 상반기 대비 약 3%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익이 나지 않은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하긴 했지만, 모든 다이궁과의 거래를 완전히 끊었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최근 들어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재개했다기보다는 수수료율 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룬 탓에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이 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들과의 거래를 통한 수익성이 확보될 경우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면서 전략적으로 관리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큰손 유커 맞을 준비에 박차

한편, 올 상반기 비교적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룬 롯데면세점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인천국제공항 재입성 여부다.
지난 18일 신라면세점은 2026년 3월 17일부터 인천공항점 DF1 권역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공시했다. 신라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매월 수십억 원의 손실이 발생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던 DF1 자리에 롯데면세점이 입점하는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2023년 입찰에 도전했지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비해 낮은 금액을 써내며 탈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인천공항 공사의 입찰 공고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토대로 보았을 때 철수 결정 이후 2~3개월 내 관세청 협의, 입찰 계획 수립 후 공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경우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시내면세점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매출도 잘 나오는 편에 속한다”라며 “인천공항 면세점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경우 이미지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맞을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는 가운데,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개별 관광객을 늘리고 단체관광객 역시 직접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 비상경영으로 해체되었던 마케팅 부문을 복원하고, 마케팅전략팀과 자유여행객(FIT) 마케팅팀, 그룹여행객(GT) 마케팅팀 등을 세분화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중국을 방문해 현지 30여 개 여행 파트너사와 중국 단체 무비자 제도에 따른 공동 대응 방안을 비롯해 단체 관광객 대상 특전 제공 등 공동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광저우 CITS 여행사, 칭다오여유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현지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한 바 있다.
연초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롯데면세점의 최근 행보가 과연 침체에 빠진 면세업계 내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가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