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월가에 채용 훈풍이 불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월가의 주요 은행들은 지난 1년간 전략적 확장을 위해 꾸준히 인력을 충원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거래와 신규 상장이 급증함에 따라 채용을 확대하고 감원 계획은 미루는 추세다. 이는 미국 전체 고용 시장이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경기가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미래를 낙관하며 핵심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헬스케어·기술·제조·건설 부문을 담당할 고위급 인력을 영입했다. 시티그룹과 웰스파고 또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1년간 글로벌 뱅킹 부문에서 100명 이상의 전무급 인력을 보강했으며,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채용은 거래 성사에 결정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고위급 은행가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5대 투자은행은 서로 고위급 인력을 빼가려 경쟁하는 동시에 사모펀드와도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자본조달 부문 인력 보강을 검토하는 가운데, 시티그룹은 JP모건의 자본조달 사업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통상 가을에 이뤄지던 해고는 연기됐고, 일부 은행은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정리하는 감원조차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올해 봄 감원을 계획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감원 규모 확대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종적으로 감원 대신 인력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WSJ은 은행들이 올여름 M&A가 급증하고 기업공개·주식 매각·전환사채 발행 등 자본조달 시장도 활기를 띠자, 앞으로 수개월간 관련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실제로 올여름 전 세계 M&A와 자본조달 규모는 1년 전보다 40% 증가해 기록적인 호황을 누렸던 2021년 이후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21년 호황기 이후 기업 거래가 줄면서 은행들이 인력 감축에 나섰던 최근 몇 년의 흐름과는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앨런 존슨 컨설팅 업체 존슨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화살표가 위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인력을 보강해 다가올 호황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WSJ은 이러한 거래와 자본시장 호황의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