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가 SK텔레콤의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일회성 요인으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는 통계적 착시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염과 수요 증가 여파로 배추, 돼지고기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농축산물 가격은 급등해 체감 물가 부담을 키웠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2020=100)로 전월보다 0.1% 내렸다. 이는 지난 6월(0.1%)과 7월(0.4%) 연이어 오르다 하락 전환한 것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생산자물가 하락은 SK텔레콤의 요금 인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이 26.2% 급락하면서, 정보통신·방송서비스(-3.4%)와 사업지원서비스(-0.1%) 등이 포함된 전체 서비스 물가가 0.4% 하락하는 것을 주도했다. 한은은 SK텔레콤의 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로는 0.9%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전월보다 3.4%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여름철 수요 증가가 겹친 탓이다. 농산물이 4.3%, 축산물이 2.8%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배추(35.5%), 시금치(30.7%), 조기(45.2%) 가격이 급등했고, 쇠고기(5.9%)와 돼지고기(4.8%)도 오름세를 보였다. 쌀값은 지난해 생산량 감소 여파로 1년 전보다 21%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수분류별로 보면 식료품이 전월 대비 1.7%, 신선식품은 4.9% 올랐다. 반면 석유제품이 포함된 에너지는 0.4%, IT(정보기술)는 2.0% 내렸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0.2% 하락했다.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1.1%)이 내렸으나 음식료품(0.3%)이 올라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물가도 보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