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외 여행 트렌드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 강자인 일본과 베트남의 인기는 굳건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새로운 여행지들이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는 장거리 체류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여행의 깊이와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19일 NOL과 NOL 인터파크투어 트리플의 예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10월 황금연휴 기간 여행·여가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휴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하며 폭발적인 해외여행 수요를 증명했다. 노선별로는 오사카 후쿠오카 나리타(도쿄)가 1~3위를 휩쓸고 오사카 난카이 라피트 특급열차 티켓이 투어·액티비티 부문 최다 예약 상품에 오르는 등 일본의 인기는 굳건했다. 베트남 역시 다낭+호이안 푸꾸옥 5일 패키지가 나란히 예약 상위권을 차지하며 휴양지로서의 매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번 연휴의 진짜 의미는 새로운 여행지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대만 타이베이행 항공권 예약은 전년 대비 78% 급증했고 해외 숙소 예약 순위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일본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역시 숙소 예약이 2.3배 늘어나 4위를 차지하며 장거리 여행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지중해와 동유럽 패키지 예약 인원이 각각 105% 809% 폭증한 것은 긴 연휴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웠던 중장거리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여행지 다변화는 단순히 선택지가 늘어난 것을 넘어 소비자의 여행 패턴이 근거리·단기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정된 연휴에 맞춰 효율성을 따지던 과거와 달리 열흘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찾아 과감히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다.

사진=회사 제공
사진=회사 제공

국내 여행 트렌드 역시 큰 변화를 맞았다. 국내 숙박 예약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가 18% 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예약 증가율에서는 전라남도(131%)와 경상북도(124%)가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긴 연휴를 활용해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남해안이나 섬 지역까지 여행 범위를 넓히는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

숙소 형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캠핑·카라반·글램핑 예약은 131% 성장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펜션 예약 역시 82% 늘었다. 단순 숙박을 넘어 자연 속에서 프라이빗한 휴식과 가족 단위 체험을 즐기려는 체류형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쉼'과 '경험' 중심의 여가 문화가 황금연휴를 맞아 정점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올해 황금연휴는 일본과 베트남 같은 전통적 인기 지역의 강세 속에 대만·미국 등 신흥 여행지가 부상하고 국내에서는 자연 체류형 숙소가 주목받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긴 연휴를 배경으로 여행지는 세분화되고 숙박 형태는 다채로워지면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한층 다양해진 점이 이번 트렌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