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는 SKT의 인공지능 AI 서비스 에이닷을 티맵 내비게이션에 전면 적용해 차량 내 음성 안내 시스템을 완전히 개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기존의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NUGU)를 AI 에이전트 에이닷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정해진 명령어에만 답하던 내비게이션을 운전자와 자유롭게 소통하는 동반자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대화’에 있다. 이제 운전자들은 정해진 명령어를 외울 필요 없이 일상적인 언어로 티맵과 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처 주유소 들렀다 집에 가자”라고 말하면 티맵이 경유지 ‘주유소’와 목적지 ‘집’을 한 번에 인식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광탄면 행정 복지센터’를 실수로 ‘행복 복지센터’라고 말해도 AI가 맥락을 파악해 장소명을 스스로 보정하고 제안한다.
단순히 똑똑해진 것을 넘어 티맵이 추구하는 것은 모빌리티 AI 에이전트라는 더 큰 그림이다. 이는 자동차라는 공간을 장악하기 위한 빅테크들의 치열한 경쟁과 맞닿아 있다. 길안내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차량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험의 중심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주차 가능한 카페 찾아줘” 같은 조건 검색이나 “분위기 좋은 식당 가자” 같은 테마 검색은 물론이고 목적지의 영업시간이나 리뷰 요약까지 음성으로 한 번에 해결한다.
특히 개인화 경험을 극대화한 것이 눈에 띈다. 운전자의 주행 이력과 즐겨찾기 데이터를 학습해 “유치원으로 가자”고 말하면 수많은 유치원 목록을 보여주는 대신 내가 자주 가는 그 유치원을 최우선으로 추천하는 식이다. 이는 사용자를 티맵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를 발휘한다. 전화와 문자 음악 재생 날씨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하며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최소화해 안전까지 확보했다.
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의 이번 협력은 각자의 AI 기술력과 모빌리티 플랫폼 지배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에이닷의 AI 역량을 가장 강력한 실사용 플랫폼인 티맵에 이식함으로써 AI 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김지훈 SKT AI사업전략본부장은 “에이닷을 티맵에 도입함으로써 명령어 중심의 일방향적 소통을 넘어 운전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에이닷이 사용자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원하는 후속 행동까지 매끄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창근 티맵모빌리티 CPO(최고제품책임자)는 “이번 에이닷 도입으로 사용자의 주행 환경과 발화 의도를 더욱 스마트하게 이해하고 실행함으로써 기존 내비게이션 사용성을 뛰어넘는 대화형 모빌리티 AI 경험을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티맵 서비스는 17일부터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서 먼저 제공되며 iOS 버전도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