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경험을 송두리째 바꾸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네이버는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한국의 숨은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비로컬(BE LOCAL)’ 캠페인을 9월 17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장소 추천을 넘어 결제와 예약을 아우르는 네이버 생태계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강력한 ‘록인(Lock-in)’ 전략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이번 캠페인은 외국어로 설정된 네이버지도 앱에서 상단 ‘비로컬’ 탭을 통해 한국의 2030 세대가 실제 가장 많이 저장한 음식점 카페 쇼핑 명소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진짜 한국인들이 가는 곳’에 대한 외국인들의 갈증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나아가 네이버와 관광공사는 캠페인 참여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과 고속버스 렌터카 할인 혜택까지 제공해 실질적인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첫선을 보인 캠페인은 이번에 부산과 경주까지 무대를 넓혔다. 부산국제영화제와 경주APEC정상회의 등 대형 국제 행사를 앞두고 외국인 방문객 급증이 예상되는 시점에 맞춰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이번 캠페인의 이면에는 네이버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글로벌 표준인 구글맵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한국 시장에서 네이버지도는 방대한 장소 정보와 한국 사용자들의 생생한 리뷰를 무기로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해왔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네이버지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네이버는 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비로컬’ 캠페인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경험의 질’을 높이는 단계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유명 관광지만 찾아다니던 과거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현지인처럼 골목 상권을 누비고 최신 트렌드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관광 수요에 정확히 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네이버가 지도 서비스를 단순 길찾기 도구가 아닌 자사 플랫폼 생태계의 관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6월 외국인 사용자의 본인 인증을 간소화하고 네이버 예약과 결제까지 연동한 업데이트는 이번 캠페인의 파급력을 예상케 하는 결정적 한 수다. 이제 외국인 관광객은 네이버지도에서 ‘힙한’ 장소를 발견하고 할인쿠폰을 받아 예약과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경쟁 서비스가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우위다.
최승락 네이버지도 부문장은 “네이버지도는 국내 최대 수준의 장소 정보와 생생한 방문자 리뷰가 집약된 플랫폼”이라며 “비로컬 캠페인을 통해 외국인 사용자가 유명 관광지 뿐만 아니라 요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까지 살펴보며 더 ‘로컬처럼’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 역시 “네이버지도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방한 외국관광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도 앱”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국인이 실제 선호하는 관광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방한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결국 이번 ‘비로컬’ 캠페인은 방한 외국인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토에서 네이버가 로컬 데이터와 플랫폼 파워를 결합해 어떻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구축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지도를 통해 시작된 외국인들의 ‘네이버 경험’이 쇼핑과 결제 문화 콘텐츠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