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의 야심 찬 계획인 항공사 인수가 마침내 ’트리니티(TRINITY)’라는 이름으로 완성됐다. ‘하나로 모여 완전함을 이룬다’라는 이름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년 상반기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동시에 내년 1월 1일부터 사내 복지를 전면 개편한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부모 경조사 휴가가 7일에서 5일로 줄고 형제자매에 대한 항공권 가족 할인 혜택이 사라질 뻔했다. 또 지상직과 객실·운항 승무원의 복지가 동일해진다는 소문이 돌면서 티웨이항공 내부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다행히 현 상황에서는 문제가 해결됐다. 대명소노그룹이 논란의 복지 제도 개편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교한 화학적 결합을 위해 더 다양한 가능성 타진을 벌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상직-객실·운항 같나… 불공평하다”
이코노믹리뷰에 의견을 전하고 싶다고 밝힌 티웨이항공 재직자 A씨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9월 초 복지 개선안 동의 여부에 대해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안건은 부모 경조사 휴가 축소, 결혼 축하금 감소, 학자금·건강검진 축소 등이었다. 정비사 등 현장직의 경우 기존에는 7일 휴가였으나 부친상·모친상을 당했을 때 5일로 줄어들 경우 7일 간 슬픔을 달래려면 개인 연차를 2일 더 붙여 써야 했다.

모든 혜택이 줄어든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복지도 신설됐다. 반려동물 사망 시 1일의 ‘펫 조사 휴가’가 신설됐고 출산 경조금은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확대됐다. 소노 계열사 객실·골프장 이용, 상품권 등 새로운 혜택도 늘었다. 성수기를 제외하고 연 450만 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가 제공되며, 전 직원 골프 할인 혜택과 M2 이상 직급별 무료 이용권 제공 등의 혜택도 추가됐다.
그러나 A씨는 1차 투표에서 대부분의 임직원이 ‘비동의’를 선택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소노 측은 동의·비동의 구조를 양자택일식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A씨의 가족은 “직계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TED3 혜택(가족 할인)이 없어지는 걸 포함해 너무 많은 혜택을 한 번에 없애는 것이 타 항공사에도 전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구성원 모두가 차별 없는 혜택이라고 해놓고, 임원급 이상이 돼야 누릴 수 있는 골프장 할인 혜택을 복지 안건에 포함한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운항 승무원 중에는 공군사관학교 출신도 있는데 기장·객실승무원과 지상직을 완전히 동일하게 두는 것은 의문”이라며 “나 역시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최근 가입했고, 주변에서도 노조 가입세가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의 분열 잡아라

티웨이항공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는 복지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적자 항공사를 인수한 소노인터내셔널 직원들과, “알고도 품었지 않느냐”라고 티웨이항공 직원들 간 언쟁도 이어졌다.
인수 직후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앞서 소노와 티웨이항공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드러난 셈이다. 티웨이항공을 응원하는 소노 측 직원도 있었지만, 반대로 날 선 비판을 보낸 직원도 적지 않았다.

직원 업무 부담이 늘어난 것은 티웨이항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도 퀵턴 이슈로 승무원들이 피로를 호소했고, 진에어도 지난 7월 부기장·정비사 이탈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 현직 승무원은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지만,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전직 승무원도 “2017~2019년 근무 당시엔 저 정도는 아니었다”며 불과 수년 사이 처우가 급변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퀵턴은 국토교통부 권고에 따라 승무원 운항 효율성을 맞추는 과정”이라며 “노선 확대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진에어 역시 국토부로부터 개선 대책 마련과 이행을 당부받았으며, 대한항공의 자체 감사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할 시간은 있다

논란이 커지자 대명소노그룹은 복지 제도 개편 계획을 철회했다. 계열사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셈이다. 티웨이항공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우대항공권 혜택 등 복지 제도 개편과 관련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찬성 의견이 전체 소속 직원수 과반 미만으로 집계돼 기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복지는 강화하고, 축소되는 복지는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존 복리후생 제도를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직원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문제 위기 의식을 다시 느끼고 리셋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해명이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화학적 결합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지만, 앞으로 모든 일이 탄탄대로처럼 펼쳐질 것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고려대학교 김성희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휴가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불이익 여부를 가를 수 있다”며 “사람마다 가치 판단이 다르고 애매한 영역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법률적·실무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