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 총성과 생존 경쟁의 신화를 쓴 크래프톤이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힐링'과 '일상'의 세계로 영토를 확장한다. 이는 단일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크래프톤의 오랜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다.
크래프톤은 생존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딩컴'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소식은 지난 12일 전 세계 수백만 게이머의 이목이 쏠리는 닌텐도의 온라인 쇼케이스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오는 11월 6일 글로벌 시장에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작 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딩컴'은 치열한 경쟁과는 거리가 먼 탐험 제작 농사 사냥 등 잔잔한 콘텐츠를 통해 자신만의 섬을 꾸미는, 이른바 '힐링 게임' 혹은 '코지(Cozy) 게임' 장르에 속한다. 이는 크래프톤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의 문법과는 완벽히 대척점에 있는 장르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이번 행보를 두고 '배틀그라운드'라는 강력한 IP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한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는 '동물의 숲' '스타듀 밸리' 등 힐링 게임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플랫폼이다. 크래프톤은 가장 비옥한 시장에 검증된 흥행작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딩컴'은 호주의 1인 개발자가 5년간의 개발 끝에 선보인 인디 게임으로 이미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2022년 7월 앞서 해보기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40만 장을 돌파했으며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도 92%의 압도적인 긍정 평가로 '매우 긍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위험 부담이 큰 신작 개발 대신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인디 게임을 발굴하고 퍼블리싱하는 '스케일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크래프톤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기념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에도 나선다. 닌텐도 e숍을 통해 디지털 다운로드 패키지의 사전판매가 시작됐으며 사전 구매자에게는 크래프톤의 상징과도 같은 '배틀그라운드 코스튬 세트'를 게임 내 특전으로 제공하는 위트 있는 마케팅을 선보인다. 사전판매 기간에는 10% 할인 혜택도 적용된다. 실물 패키지 역시 출시될 예정이며 오는 16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신화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딩컴'의 닌텐도 스위치 출시는 회사의 체질을 더욱 유연하고 다각적으로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