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경그룹이 화장품·생활용품 계열사인 애경산업을 태광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주사 AK홀딩스는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 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애경산업 매각 자문사 삼정KPMG에 따르면 이번 컨소시엄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으며,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통상 우선협상자가 선정 된 뒤에는 인수 대상 기업의 법률, 재무, 인사 등 전반에 대해 검토하는 실사를 거친다. 이후 주식매매계약서를작성한 뒤 계약 관련 선행 조건 등을 이행하게 되고, 매각 대금 지급을 완료하면 법적 소유권이 넘어간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부터 거래 종료까지는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 소요되며, 애경그룹은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를 4000억원대 후반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43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할 경우 인수가는 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광산업은 "거래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알리겠다"고 밝혔다. 애경산업 역시 "협상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으로 인수 가격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은 애경그룹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애경그룹은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자 비주력 자산 정리에 나섰다.
앞서 골프장 중부CC를 매각한 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까지 매각에 나서며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주력 사업인 섬유·석유화학의 침체를 극복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 발표한 사업구조 재편 방안에서도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을 신사업으로 꼽은 바 있어, 애경산업 인수는 그룹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뷰티 사업을 갖춘 태광그룹이 애경산업의 브랜드와 유통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매각과 인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애경·태광 양측 모두 그룹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