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웨이브가 광고를 포함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이용자 확대 전략에 나선다. 글로벌 OTT 공룡들의 공세 속에서 '가성비'와 '연합'이라는 카드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적 승부수다.

웨이브는 오는 10월 1일부터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와 ‘웨이브X티빙 더블 광고형 스탠다드’ 등 2종의 광고 기반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되는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는 기존 스탠다드 상품과 동일하게 풀HD 화질과 2인 동시 시청을 지원하면서도 광고를 보는 대신 요금 부담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나 혼자 산다’ ‘나는 솔로’ 같은 인기 예능부터 ‘은수 좋은 날’ ‘신사장 프로젝트’ 등 최신 오리지널 드라마까지 웨이브의 핵심 콘텐츠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티빙과 손잡고 내놓는 ‘더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웨이브는 물론 티빙의 콘텐츠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두 서비스를 묶어 파는 것을 넘어 국내 대표 OTT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광고 수익 모델을 안착시키려는 강력한 협력 의지를 보여준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유퀴즈’ ‘환승연애’ 등 티빙의 인기 콘텐츠까지 저렴한 가격에 시청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웨이브의 이번 결정은 더 이상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이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강자들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가입자 수 증가가 정체되고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자 광고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높은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는 이른바 ‘스트리밍 노마드족’을 저렴한 요금제로 붙잡고 광고 수익이라는 새로운 현금 창출원을 확보한 것이다.

국내 OTT 시장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막대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 부담과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의 광고 요금제 출시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광고 사업에서도 강력한 시너지를 모색한다. 오는 9월 18일과 19일 양일간 광고주를 초청해 ‘웨이브X티빙 통합 광고 플랫폼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그 증거다. 양사의 플랫폼을 통합해 광고주에게 더 넓은 도달률과 정교한 타겟팅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이번 광고 요금제 출시는 국내 OTT 시장이 구독료 중심에서 광고 수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본격 전환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소비자에게는 더 다양한 가격 선택권이 주어지는 한편 사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통해 생존과 성장을 도모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