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장 깊숙한 혈관인 본사와 가맹점 간 물품 대금 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단순한 결제 대행을 넘어 가맹점의 자금 흐름 전체를 아우르는 금융 파트너로 진화하려는 토스의 야심 찬 전략을 드러낸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는 리테일 프랜차이즈 플랫폼 소도몰과 '가맹점 결제 혁신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식 발표했다. 협약식은 하루 전인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토스페이먼츠 본사에서 우송수 사업총괄과 서덕호 소도몰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소도몰이 토스페이먼츠의 '구매전용카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 카드는 가맹점주가 본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때 사용하는 전용 결제 수단이다. 표면적으로는 결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산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토스의 빅픽처가 숨어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에 물품 대금을 현금 이체하거나 일반 카드로 결제해왔다. 이 과정에서 본사는 미수금 발생의 위험을 안아야 했고 가맹점주는 자금 유동성에 부담을 느끼기 일쑤였다. 토스페이먼츠의 구매전용카드는 이 고질적인 문제를 정조준한다. 가맹점은 정산 주기를 명확히 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수수료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본사는 대금 회수 안정성을 확보해 보다 예측 가능한 경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토스의 진짜 노림수는 '데이터'와 '금융 서비스 확장'에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결제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차 판매와 신규 서비스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어떤 가맹점에서 어떤 물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되는 B2B 결제 데이터는 그 자체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예를 들어 특정 메뉴의 재료 주문이 급증하는 가맹점에는 맞춤형 마케팅 솔루션을 추천하거나 재고 금융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나아가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도를 평가해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연계하는 등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무한대로 열려 있는 셈이다. 이는 소비자의 B2C 결제 데이터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 금융의 영역이다.

이번 소도몰과의 협력은 토스가 프랜차이즈라는 거대한 시장을 테스트하고 향후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전략적 교두보다. 수많은 가맹점을 거느린 대형 프랜차이즈들과의 추가 제휴를 통해 '토스페이먼츠 구매전용카드'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가맹점의 모든 금융 활동이 토스 생태계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토스페이먼츠 관계자는 "구매전용카드 도입을 계기로 소도몰과 함께 물품 대금 결제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며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결제 솔루션을 지속 선보여 가맹점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