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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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몸집 불리기를 통해 체력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외형 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수익성 저하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제약사들의 도입상품 등에 따른 원가율 상승이 구조적인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5년 반기 보고서를 바탕으로 매출액 상위 제약바이오기업 30곳의 매출원가율 현황을 살펴봤다. 집계 결과, 50곳의 올 1분기 평균 매출원가율은 53.9%로 지난해 같은 기간(53.4%)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원가는 8조3349억원 집계됐다. 매출원가 증가율은 평균 6.9% 늘어난 반면 매출성장률은 평균 9.4%를 기록해 매출 성장이 원가율을 압도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

매출원가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들어간 비용이나 도입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구입 당시의 가격으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즉, 원가가 높아지면 이익이 떨어지는 구조다. 특히 자체 제품이 많은 곳은 매출원가율이 낮고, 상품 비중이 높은 곳은 원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원가율을 보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88%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광동제약도 82.7%로 높은 매출원가율을 보였다.

여기에 한독(2025년 상반기 매출원가율 69.7%), 녹십자(69.7%), 셀트리온제약(69.6%), 종근당(68.9%), 영진약품(68.7%), 유한양행(67.5%), 제일약품(64.8%), 보령(62.6%) 등도 60% 이상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삼진제약과 경보제약, 일양약품, 동화약품, HK이노엔, 대원제약도 원가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평균을 넘는 곳들이다. 

반면, 가장 낮은 매출원가율을 보인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8.3%)보다 감소한 6.4%의 원가율을 기록하면서 낮은 매출원가율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휴젤과 파마리서치가 각각 22.2%, 25.2%를 보이며 20%대의 원가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매출성장률과 매출원가 증감률의 관계다. 매출성장률이 매출원가 증가율을 압도한 곳에서는 대부분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

실제로 매출원가 증가율보다 매출성장률이 높았던 기업 13곳 중 12곳에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여기에는 파마리서치,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휴젤, 안국약품, 녹십자,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 유한양행,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일양약품 등이 포함됐다. 경보제약은 매출은 소폭 성장하고 원가는 다소 줄었지만, 절대적인 매출원가율이 59.5%로 높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반면, 매출성장률이 원가 증가율보다 낮았던 곳에서는 수익성이 하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에스티, 종근당, 동화약품, 메디톡스, 대원제약, 보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원가율이 50%를 초과한 기업으로 절대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점이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확인됐다.

다만, HK이노엔과 동국제약은 매출원가 증가율이 매출성장률보다 높았지만 각각 영업이익이 7.9%, 1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약의 경우, 46.6%로 원가율이 비교적 높지 않다는 점이 주효했다.

매출이 역성장한 곳은 원가 증감률과 관계없이 수익성이 하락했다. 여기에는 영진약품, 유나이티드제약, 한독, 광동제약, 한미약품이 포함됐다. 

제일약품은 매출과 원가율 모두 감소했지만, 원가율이 대폭 감소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74.4%였던 이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64.8%로 10%가량 감소했다. 이 회사는 원가율의 감소 폭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23.7%가 급감해 조사 대상 중 원가를 가장 많이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 증감율을 보면, 24곳은 전년보다 원가가 늘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55억원이었던 원가가 1년 새 2784억원까지 급증했다.

이외에도 파마리서치(원가율 증가율 38.7%), HK이노엔(30.9%), 동아에스티(24.8%), 메디톡스(21.7%), 동국제약(19.8%), 종근당(18.7%), 동화약품(11.3%), 삼성바이오로직스(10.8%), 녹십자(10.2%) 등이 원가율이 10% 이상 늘었다.

반면, 제일약품(원가율 감소율 23.7%)과 셀트리온(12.9%), 경보제약(4.8%), 한미약품(4.2%), SK바이오팜(1.4%)은 원가율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