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가 오는 5일 에미라 한국 인도 1주년을 맞는다. 엘레트라도 10월 나란히 1주년을 앞둔 가운데 에미라·엘레트라·에메야 삼총사로 한국 시장을 돌파 중인 로터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고성능·프리미엄 수입차 포지션에서 다크호스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로터스 에미라는 지난 1년간 한국에서 158대가 판매됐다.

에미라는 엘리스, 엑시지, 에보라 등 기존 경량 미드십 스포츠카의 계보를 잇는 로터스의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이다.

엘레트라는 로터스의 전동화 시대를 이끌 전기 하이퍼 SUV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방송인 노홍철이 개인 차량으로 운행, 나아가 배우 조진웅도 운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은 바 있다. 그리고 에메야는 로터스 브랜드 최초의 하이퍼 GT 세단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사양과 성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로터스 엘레트라. 사진=로터스
로터스 엘레트라. 사진=로터스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74% 증가한 1만2134대의 차량을 인도한 로터스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에미라가 90% 이상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로터스 최후의 내연기관, 에미라

에미라는 로터스가 내놓는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이다. 지난해 에미라 출시 당시 로터스 관계자는 “에미라는 기존 로터스 2도어 스포츠카 계보를 잇는 브랜드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이라며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반떼 N, 토요타 GT86과 함께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중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모델로 꼽힌다. 미드십 스포츠카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수동변속기 선택이 가능하다. '수동 변속'이라는 낭만을 찾는 이들에게 에미라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로터스 에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로터스 에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국내에서도 에미라는 1억7000만 원대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158대가 판매, 스포츠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2.0 터보 엔진(메르세데스-AMG)의 경우 최고출력 364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기록하며 최고속도는 275km/h에 달한다.

3.5 슈퍼차저 모델은 토요타 2GR-FE V6 엔진을 사용해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42.8kg·m, 최고속도 290km/h의 성능을 낸다. 국내에서 V6 모델은 현재 주문·출고가 종료된 상태다.

다만 유로7 등 내연기관 규제 속에서도 에미라 브랜드 자체는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2일 펑칭펑 로터스 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하이퍼 하이브리드(Hyper Hybrid)’ 시스템을 공개하며 차세대 에미라 PHEV가 2027년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록 단종설이 돌았지만, 엘레트라·에메야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한 에미라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후속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로 명색을 이어가게 됐다.

로터스 에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로터스 에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쾌속 질주, 엘레트라·에메야

에미라와 달리 엘레트라와 에메야는 로터스가 강력히 밀고 있는 전동화 라인업이다. 엘레트라는 전기 SUV임에도 최고출력 918마력, 제로백 2.95초를 자랑하며 국내 판매차 중 최강 성능을 자랑한다.

로터스 첨단 충전 기술인 ‘어드밴스드 로터스 하이퍼 차징’을 적용해 350kW급 DC 초급속 충전기 사용 시 약 22분 만에 충전이 완료된다. 112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충전 주기가 길다는 장점도 있다.

배우 조진웅과 로터스 엘레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배우 조진웅과 로터스 엘레트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또 자율·원격 주차 보조 기능을 갖춘 ‘파킹 팩’으로 거대한 차체도 쉽게 주차할 수 있다.

마력에 따라 ▲600 ▲600 GT SE ▲600 스포츠 SE ▲900 스포츠 ▲900 스포츠 카본 등 5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600 트림이 1억4490만 원부터 시작해 900 스포츠 카본은 2억2290만 원이다.

전장 5m를 넘는 차체에도 공기저항계수(Cd) 0.26을 달성했으며,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보조금 혜택으로 포르쉐 타이칸, 벤츠 EQE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로터스 최초의 전기차이자 SUV 모델인 엘레트라. 사진=이코노믹리뷰 DB
로터스 최초의 전기차이자 SUV 모델인 엘레트라. 사진=이코노믹리뷰 DB

또 트렁크 용량은 기본 688ℓ, 2열 폴딩 시 1532ℓ까지 확장 가능하고, 앞쪽에도 46ℓ 수납공간이 마련돼 실용성도 뛰어나다.

에메야는 1회 충전 주행거리 486km, 공기저항계수 Cd 0.21, 다운포스 150kg 이상을 자랑한다. 최상위 트림은 918마력, 제로백 2.78초를 기록한다.

로터스 에메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로터스 에메야.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

에메야 역시 350kW 초급속 충전기로 18분 만에 충전 가능하며, 배터리 효율성을 높인 ‘셀 투 백(Cell-to-Back)’ 구조를 적용했다.

로터스 측은 “에메야는 배터리의 열 성능과 효율을 높인 새로운 냉각 시스템 아키텍처를 적용했다”며 “표준 모듈 대비 같은 공간에 20% 더 많은 셀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노홍철이 서울모빌리티쇼 2025 로터스 부스를 방문했다. 사진=로터스
방송인 노홍철이 서울모빌리티쇼 2025 로터스 부스를 방문했다. 사진=로터스

벤 페인 로터스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에메야는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와 고급 소재, 첨단 기능, 지속가능성까지 총망라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라며 “한국은 럭셔리 세그먼트 수요와 고객 안목이 뛰어난 시장으로, 최적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터스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엘레트라는 로터스가 77년간 쌓아온 스포츠카 DNA를 집약한 전기 하이퍼 SUV”라며 “앞으로도 로터스만의 퍼포먼스와 역동적 주행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