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금융 주도로 ‘진짜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를 공유했다. 정부가 모험 자본을 키워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경제통인 홍성국 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장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홍 전 분과장은 “부동산을 억제하고 가계 빚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그 돈으로 AI 등 첨단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지금은 우리나라 자금시장이 다 부동산 기반인데 생산적 금융으로 기업에 (자금을) 보내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홍성국 전 국정위 경제1분과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국회의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채널 손명수티비 영상 캡처
홍성국 전 국정위 경제1분과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국회의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채널 손명수티비 영상 캡처

생산적 금융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에 집중하던 전통적인 영업 모델을 벗어나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과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투자에도 참여하라는 정책기조다.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 펀드와 모태펀드를 조성해 자금시장 전환의 마중물을 하겠단 목표다.

홍 전 분과장은 국민성장 펀드에 대해 “먼저 50조원으로 산업은행이 기금을 만들어서 첨단산업에 낮은 금리로 대출하는 세부 계획이 있다”며 “금리를 낮춰 나온 역마진(이자 손실)을 정부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미나에 온 의원들에게 성장형 민간 벤처 펀드(BDC)로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홍 전 분과장은 “BDC 법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펀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매우 허약하다”며 “펀드의 금액을 늘려달라”고 했다.

BDC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공모나 상장을 우선 한 뒤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1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관련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모험자본을 키우기 위한 발행어음(증권사가 약정 수익률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단기 금융 상품) 시장 확대도 강조했다.

홍 전 분과장은 “오는 2030년 모험자본으로 53조원가량 투자할 여력이 생기는데 증권사에 발행어음 허가를 잘 내줘야 돈의 물꼬를 트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분과장은 생산적 금융을 위해 가계 빚에 대한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민간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며 “가계 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89% 정도인데 80%까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