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시장점유율 15% 규제에 막혀 상장 종목들의 거래를 대거 중단하기로 했다. 출범 반년 만에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규제 위반에 직면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넥스트레이드는 18일 총 79개 종목의 거래를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거래중지는 다음달 3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결정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SK오션플랜트, SK이터닉스, YG PLUS, 넥스틸, 비에이치, 애경케미칼, 이수페타시스, 일동제약, 일진전기, 제주은행, 콜마홀딩스, 파미셀,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KG이니시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다날, 미래반도체, 세경하이테크, 온코닉테라퓨틱스, 이뮨온시아, 인투셀, 제일일렉트릭, 청담글로벌, 클로봇, 폴라리스오피스 등 26개 종목이 1차로 정규시장과 종가매매시장 매매체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30일까지 2차로 매매체결 대상에서 제외되는 종목은 풀무원, CJ CGV, HD현대건설기계, HJ중공업, 대신증권, 신풍제약, 삼일제약, 롯데관광개발, 코오롱 등 53개 종목이다.
제외 대상은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 중 거래량이 많은 순서대로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대체거래소의 경우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인프라를 활용하는 대체거래소가 과도하게 몸집을 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넥스트레이드의 이달 1∼14일 기준 일평균 거래량은 2억112만주로 한국거래소 거래량(11억9808만주)의 14.4%를 차지했다. 지난 6월에는 16%를 기록해 이미 기준을 넘어선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달 중 15%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었다.
오는 9~10월에는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 DB증권, SK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14개 증권사가 넥스트레이드 정규시장에 합류할 예정으로, 거래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조처가 즉각적인 투자 불편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한국거래소가 열려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당장 큰 불편은 없을 듯 하다"면서도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고 하면 일부 투자자 입장에선 당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량 한도는 어디까지나 두 거래소 간의 문제인데 충분한 사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멈추는 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도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도 시장점유율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규제 자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15% 룰에 대해 대체거래소가 이렇게 잘 될 줄 모르고 만든 수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지금 상황이나 실정에 맞게 조금 더 열어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체거래소 시스템이 정착된 이후 최소 1∼2년은 있어 보고 15%에서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가 연내 거래시간을 넥스트레이드와 같은 12시간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거래량 비중이 자연스럽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그 이후에도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이 15%를 넘어간다면 제3의 대체거래소 등장을 지켜보면서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업계는 이번 거래중지에도 불구하고 넥스트레이드의 수익성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하위 종목 위주로 거래가 중단되고 시총 상위 종목은 유지되는 만큼 전체 거래대금과 수수료 수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