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2천만 원을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피해 동포와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나눔은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1천 원씩을 기부해 조성한 ‘천원의 사랑’ 캠페인 기금으로 이뤄졌다. 특히 기부금 전달식에는 독립유공자 후손인 한성현 LG유플러스 모바일마케팅팀장이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한 팀장은 “가족이 겪은 고통을 사회가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며 “이번 기부가 지금도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에게 따뜻한 힘과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의 정성은 역사의 상처가 짙게 남은 네 곳으로 향했다.
먼저 일제에 의해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됐던 동포들을 위해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 기부금을 전했다. 이들은 광복 후에도 무국적자로 남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는 고초를 겪었다. 기부금은 노후 침상 교체 등 어르신들의 복지 환경 개선에 쓰인다.
또한 강제 동원의 고통을 겪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 피해까지 당한 이들을 위해 경남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성금을 전달했다. 성금은 피해자들의 생활 개선과 프로그램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픈 역사는 강제 이주로도 이어졌다. 1937년 스탈린의 명령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까지 6500km를 강제로 이주해야 했던 고려인 동포들을 위해 광주고려인마을에도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국내에 귀환해 정착한 고려인들의 생계비로 지원된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잊지 않았다. 국가보훈부의 ‘히어로즈 주니어’ 프로그램에 장학금을 전달하며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귀국하지 못한 유공자 후손들의 국내 영주귀국과 정착을 도왔다.
이번 기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단순한 금액적 지원을 넘어 국가의 역사를 기억하고 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광복 80주년이라는 시점에 맞춰 사할린 원폭피해자 고려인 독립운동가 후손 등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특정 대상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는 기업 시민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다하려는 성숙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가 역사 속 희생과 아픔을 잊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기억을 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의 소중한 나눔이 어려운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나아가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연대의 물결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