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8개 카드사 포인트 소멸액 현황. 출처=연합뉴스
최근 5년간 8개 카드사 포인트 소멸액 현황. 출처=연합뉴스

매년 소비자들이 못 쓰고 소멸하는 카드사 포인트가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 지적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카드사 포인트 소멸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포인트 소멸액은 365억원이다.

2021∼2024년 포인트 소멸액은 3160억원에 달한다. ▲2021년 808억원, ▲2022년 832억원, ▲2023년 803억원, ▲2024년 717억원 등 매년 평균 800억원 가량 소멸하고 있다.

반면 포인트 적립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1년 3조904억원에서 2024년 5조9437억원으로 3년 사이 92%(2조 8천533억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적립액만 3조 753억원으로 연말에는 6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양수 의원은 "카드사 포인트 적립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포인트가 소멸해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받고 있다"며 "소비자가 적립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별로 포인트 소멸액을 살펴보면 ▲현대카드가 1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카드 70억원, ▲국민카드 58억원, ▲삼성카드 47억원, ▲우리카드 40억원, ▲신한카드 29억원, ▲롯데카드 18억원, ▲BC카드 5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업계 차원의 제도개선 요구가 반복되는 모양새다. 사실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는 이미 2021년부터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및 계좌 입금 서비스(현금화)'를 운영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11개의 카드사별로 통합 조회 및 계좌 입금을 받을 수 있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본인 인증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카드사들도 대개 포인트 소멸 기간이 다가오면 3개월 전부터 SMS나 앱 알림을 통해 포인트 소멸을 충분히 알리고 있다. 3개월이라는 기간도 충분해보이고 카카오톡 알림이나 문자라는 알림 방식도 적합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 계층은 앱을 설치해 적립 잔액과 사용처를 확인하기 보다는 광고성 알림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60대 여자 A씨는 “앱을 잘 깔지 않는 편”이라며 “얼마 전에 은행에 업무 보러 갔다가 은행원이 20만원 있다고 먼저 알려줘서 알았다”고 전했다. “덕분에 기분 좋게 백화점에서 쇼핑했다”고 덧붙였다. 주기적으로 얼마 있는지 적립 잔액을 알리거나 소멸 이전 자동 계좌 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소멸 포인트 중 일부는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으로 기부되고 있다.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은 2017년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유효기간이 경과한 선불카드 잔액 및 신용카드 포인트 등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되었다. 8개의 신용카드사와 10개의 은행과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