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하반기부터 기나긴 하락의 터널을 지나던 서울 지식산업센터(지산) 시장이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025년 2분기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ROSI)가 201.1포인트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3.9% 상승했다고 12일 발표했다. 2년 넘게 이어진 가격 하락 흐름이 멈추고 상승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반등은 시장의 오랜 기대였던 금리 인하 신호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높은 대출 이자에 짓눌려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2분기 들어 거래량도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반등을 섣불리 '완전한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산 시장의 과거를 돌아보면 현재의 상황을 더욱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지산은 주택 시장 규제를 피한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연 20%가 넘는 비정상적인 폭등세를 보였다.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대출이 쉽다는 점에 '영끌' 투자자까지 몰렸던 시기다.

그러나 거품은 오래가지 못했다. 금리 인상기가 시작된 2022년 하반기부터 지산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까지 고점 대비 약 25%나 하락하며 긴 조정기를 거쳤다. 투자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진 것이다.

사진=알스퀘어
사진=알스퀘어

근본적인 문제는 지산의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 강남이나 여의도 등 핵심업무지구의 대형 오피스와 달리 지산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실제 사용자인 임차 수요 기반이 약하다. 이 때문에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이 쉽게 오르고 내리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는 "금리와 제도 환경이 바뀌면서 반등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산은 오피스처럼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사용 수요가 늘어야 시장이 진짜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지금의 반등이 일시적인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그칠지 아니면 추세적 상승의 시작일지는 전적으로 실수요 회복에 달렸다. 투자 심리 개선만으로는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