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월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이 빠르게 마일리지 소진에 나선다. 공정위의 마일리지 통합안 반려에도 업계는 회계상 부채를 줄이고 소비자 불만을 낮추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6일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라는 이름으로 총 102편에 달하는 김포~제주 마일리지 전용 노선 예매를 시작한다. 해당 노선의 운영 기한은 9월 9일부터 25일까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운영되는 항공편을 대상으로 총 60편에 달하는 김포~제주 마일리지 전용 노선을 지난 5일 예매를 시작한 바 있다.
마일리지 = 부채?

마일리지는 항공사 회계 장부에서 '이연수익'이란 이름으로 표기된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으로부터 미리 받은 금액을 의미하기에 부채로 잡힌다.
승객으로선 적립되는 돈이지만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선 달갑진 않은 지표기에 최대한 이를 털어내고 싶을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시선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항공사 재무제표상 부채로 들어가고 아시아나는 경영상 건강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마일리지를 빨리 소진하고 싶은 상태일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마일리지 사용 기한을 연장했던 마당에 모기업이자 지난 6월 마일리지 통합안이 반려된 대한항공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에 더 (마일리지 소진) 눈치를 보고 있을 수 있다"고 짐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이연수익은 별도 기준 9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672억원) 대비 1.58% 감소한 수치이자 지난해 12월(9608억원)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이연수익은 2조62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한항공은 카드사 기준으로 1500원당 1마일리지,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제공한다. 기준에 따라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1마일당 약 15~21원, 아시아나는 약 12~18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마일리지 통합비율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 등에 있어 공정위가 심사를 개시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대한항공 측에 즉시 수정·보완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마일리지 전용기'로 털어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에는 국내 최초로 인천-LA, 인천-뉴욕 노선에 총 6회 국제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했다. 1870석은 모두 마일리지 좌석으로만 운영했으며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 495석 규모의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이 투입됐다.
9월에도 ▲인천-LA 2편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2편이 마일리지 전용기로 운영될 예정이다.
당시 미주 노선 마일리지 항공권의 경우 비수기 편도 기준 이코노미 클래스는 3만5000마일, 비즈니스 스마티움 클래스는 6만2500마일이 공제됐다.
또 올해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프로모션을 3차례 진행하며 마일리지 사용 고객의 편의 증진에 힘써왔으며, 90% 수준의 높은 예약률을 기록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제공한 마일리지 좌석은 약 3만8000석에 달했다. 국내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편도 기준 이코노미클래스 5000마일, 비즈니스클래스 6000마일이 공제된다.
이 외에도 마일리지 항공권 구매 시 할인 혜택 노선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일리지 나우'라는 이벤트를 진행해 마일리지 할인 혜택을 곧바로 승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 이전에는 마일리지 좌석 자체를 얻기 어려웠던 걸 생각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하면 단기간 고객들의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OZ마일샵도 확대

오는 9월에는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 ‘OZ마일샵’ 기획전도 열린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달 테마로 정관장, 닌텐도, 고급 마사지기 등 36여 개의 기획 상품을 선보였고 마일리지 페스타 프로모션 등을 통해 경품 이벤트도 실시했다.
8일 현재도 안마의자(55만 마일리지), 삼성 갤럭시 북 프로(27만 마일리지), 얼음 정수기(29만 마일리지), 골프채(13만~27만 마일리지) 등부터 어메니티 세면도구 세트(4300 마일리지), 자동차 디퓨저 세트(2800마일리지), CGV 영화 티켓(1400마일리지)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1000원 당 1마일리지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자기기의 가격이 싼 편만은 아니지만 이번 기획전을 통해 마일리지 사용처를 최대한 늘린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