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38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신약 개발 프로젝트 ‘K-MELLODDY’의 인공지능 플랫폼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각 기관이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AI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방식을 구현하는 것으로 국내 신약 개발의 해묵은 과제였던 데이터 단절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산업은 뛰어난 연구 역량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한계에 부딪혀왔다.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과 각 기관의 데이터 자산화 경향으로 인해 병원 제약사 연구소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데 모아 연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러한 데이터 파편화는 AI 신약 개발 시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K-MELLODDY 프로젝트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연합학습은 각 병원과 제약사가 자신의 데이터를 기관 내부에서만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고 그 결과로 얻어진 모델의 개선값(인사이트)만을 중앙 플랫폼으로 보내 공유하는 방식이다. 원본 데이터는 절대 외부로 나가지 않으므로 데이터 주권과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지킬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인사이트들은 AWS 클라우드 기반의 중앙 AI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약물의 흡수율이나 독성 같은 특성을 훨씬 정확하게 예측하도록 돕는다.
이번 이니셔티브에는 국내 11개 대학 9개 주요 제약사 8개 AI 개발사 7개 연구기관 3개 병원 등 총 38개 기관이 참여해 사실상 ‘K바이오 어벤져스’를 구성했다. AWS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등 완전 관리형 AI 서비스와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탑재한 아마존 EC2 인스턴스 등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해 이 거대한 협업을 뒷받침한다.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MELLODDY 사업단장은 "AWS와의 협업은 그간 파편화돼 있던 국내 제약 및 바이오 분야의 데이터 활용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 K-MELLODDY를 통해 38개 기관이 연구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더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 같은 방식은 약물이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더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임상 실패를 줄이고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원 AWS코리아 공공부문 대표는 "K-MELLODDY 프로젝트를 통해 38개 기관이 민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AI 모델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한국의 엄격한 의료법 준수와 신약 개발 가속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이를 통해 환자들은 더 빠르고 정밀하게 개발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