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시내버스에 5G·LTE 통신 기반의 와이파이7을 도입하는 시범 서비스를 통해 통신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시도는 단순히 공공 와이파이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움직이는 대중교통을 ‘초고속 모바일 데이터 실험실’로 활용해 차세대 통신 기술의 안정성과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부터 서울 및 경기 권역의 시내·광역버스 총 100대에 와이파이7 장비를 설치해 8월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중간 점검 결과는 인상적이다. 와이파이7 설치 후 측정한 다운로드 속도는 노선별로 715Mbps에서 최대 1003Mbps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와이파이6·6E 장비의 평균 속도였던 429Mbps 대비 평균 1.5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속도 개선은 즉각적인 사용량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월 한 달간 동일 노선에서 와이파이7 장비를 탑재한 버스는 기존 장비 버스보다 단말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0~30% 더 많았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환경이 주어지자 승객들이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이나 대용량 파일 전송 등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미래 대중교통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끊김 없이 4K 영화를 보거나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등 ‘이동 시간의 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수십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고 빠르게 이동하는 극한의 환경에서 차세대 기술을 시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와이파이7은 기존 기술보다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월등하다. 2.4GHz 5GHz 6GHz 등 여러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묶어 사용하는 멀티 링크 동작(MLO) 기술로 연결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 양을 결정하는 대역폭도 기존의 두 배인 320MHz로 넓어졌고 데이터를 더 촘촘하게 실어 나르는 4096 QAM 기술이 적용됐다.
보안 기능 역시 대폭 강화됐다. 무료 공공 와이파이 대역에는 이용자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암호화하는 OWE 기술을 도입해 해킹 위험을 낮췄다. 보안 접속이 가능한 대역에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 보안 방식인 ‘WPA2/3 Enterprise’ 기술이 적용돼 시민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