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2일 선출됐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대통령과 여당 간 '운명공동체'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당대회에서 최종 61.74%의 득표율로 박찬대 후보(38.26%)를 크게 따돌렸다.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대의원 투표 결과가 15%, 권리당원 투표 55%, 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각각 반영됐다.

정 후보는 이 가운데 권리당원과 여론조사 등 2가지 항목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66.48%,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60.46%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박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53%를 얻었으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정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어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언론·사법개혁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며 "첫째도 승리, 둘째도 승리, 셋째도 승리에 당 활동의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당이 앞장서서 내란 척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 땅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 사태는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해선 "민주당 당원과 당대표는 민주당이 배출한 이재명 대통령과 운명공동체"라며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도 성공하고, 민주당이 성공해야 이재명 정부도 성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대가 원팀으로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 험한 일, 궂은일, 싸울 일은 제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당대회는 6월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며 공석이 된 당대표직을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였다.

정 대표의 압승은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내란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함께 개혁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강성 지지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와 박 후보 모두 친명계로 개혁 드라이브를 강조했지만, 정 대표가 추진력과 전투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거세질 전망이다. 개혁입법을 앞세운 여당의 입법 강행이 본격화될 경우 국민 여론의 균형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개혁과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도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의 임기는 전임 대표인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 1일까지 1년이다.

민주당 신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지휘하고, 차기 대권 레이스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이번 당 대표 선거를 주목해 왔다.

지방 권력 재탈환에 성공할 경우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강경 노선 고수 시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권교체를 이룬 지지층이 요구하는 '내란 척결'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 현실 정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는 단독 출마한 황명선 후보가 선출됐다. 이번 보선은 국무총리로 임명된 김민석 전 최고위원의 후임을 뽑기 위해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