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사옥 전경.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사옥 전경.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국내 도시정비사업과 해외수주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외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뛰었다. 계열사 하이테크 발주 물량이 감소하자 국내외로 적극적인 수주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6조1702억원을 수주하며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목표치인 5조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인 3조6398억원보다 약 2조5000억원가량 많다.

삼성물산은 연초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등 조단위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냈다. 이외에도 상반기에 ▲송파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한양3차 재건축(2595억원) ▲광나루현대 리모델링(2708억원) ▲울산 남구 B-04 재개발(6982억원) 등을 수주했다.

지난 19일에는 4507억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올해 건설사 중 처음으로 6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 업계 2위는 수택동 재개발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등을 수주한 현대건설로, 5조535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물산 2025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현황.
삼성물산 2025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현황.

해외 수주에서도 업계 선두

해외에서도 삼성물산의 실적은 두드러진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25억8460만달러(3조5964억원)로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억7236만달러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뛴 수치다.

주요 수주 사업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 알다프라 OCGT IPP 프로젝트가 있다. 수주금액은 4억8139만달러(6617억원) 규모로, 아부다비 인근 알다프라 지역에 1000㎿(메가와트) 규모 가스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또 호주에서는 1억4747만달러(2027억원) 규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구축 사업인 나와레 B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밖에 미국 테일러 하이테크 증액 수주 등을 통해 실적을 쌓았다.

2025년 상반기 10대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액. 자료=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2025년 상반기 10대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액. 자료=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하이테크 물량 감소…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속도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에서 발주하는 공사 물량이 줄자 국내 정비사업과 해외 수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의 전체 수주액 중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분야 수주가 줄고 있다. 2023년 전체 수주 19조1000억원 중 하이테크 수주는 12조2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7조9000억원 중 8조2000억원으로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하이테크 공사 수주 목표액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낮춰 잡았다.

최근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도시정비사업에서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2020년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수주를 계기로 도시정비 사업을 본격 재개했다.

삼성물산의 연도별 정비사업 실적을 보면 2020년 1조487억원(2건)에서 2021년 9117억원(4건),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 2024년 3조6398억원(7건)으로 실적이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액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올해 용산 등 핵심 지역에 우량 물량이 많이 나왔다는 점도 꼽힌다. 한남4구역, 신반포4차 등 사업비 1조원 이상 대형 사업장을 연달아 수주하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확대는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하반기에도 대형 사업 수주 총력

하반기에도 수주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정비사업에서는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등 핵심 입지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8월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개포우성7차 재건축(6778억원)에서는 대우건설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동·아시아 등 주력 시장에서 에너지·인프라 연계 수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동, 아시아 등 해외 주력시장에서 발전, 인프라 분야 연계 수주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공항, 데이터센터 등 기술 역량 차별화가 가능한 특화 상품들의 지속적인 발굴과 괌, 호주 지역에서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수주를 추진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수주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은 청정에너지와 더불어 석유, 가스 등 전통에너지 개발을 병행하고 공항, 고속철과 같은 교통 네트워크 확충을 위한 사업에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