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담보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담보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5월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4%로 전월 말(0.57%)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6년 11월(0.64%)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연체율  집계는 6·27 부동산 대책 이전에 실시됐다는 점에서 정부가 바뀌면서 대출 공급을 축소시키는 방향의 정책을 미리 예상한 사람들의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6·27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량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총량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연체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금감원은 "신규연체 증가로 5월 중 연체율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되는 등 국내은행의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둔화로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며 연체율이 높아졌다.

신규 연체 발생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월(2조9000억원) 대비 6000억원 늘었으나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전월과 비슷했다. 

신규 연체율도 전월(0.12%) 대비 0.02%p 상승한 0.14%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월(0.68%)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8년 11월(0.86%)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5%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5%로 0.12%포인트 각각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2%로 0.02%포인트 올랐으며,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94%로 0.08%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은 "향후 연체·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채무조정을 유도하는 한편,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및 손실 흡수능력 확충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