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I 전문기업 어니스트AI가 제1금융권의 문을 열고 은행의 핵심 업무인 여신 심사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보수적인 금융권이 외부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핵심 의사결정 시스템을 혁신하는 이례적인 사례로 금융 산업의 AI 전환(AX)이 가속화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어니스트AI는 제주은행과 AI 여신 의사결정 엔진인 ‘렌딩인텔리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제주은행이 추진하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 고도화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은행의 심사 전략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제주은행은 소호 신용대출 직장인 신용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 3대 핵심 비대면 서비스에 렌딩인텔리전스 엔진을 즉시 적용한다. 어니스트AI는 자체 개발한 이 AI 엔진을 구독형 서비스(SaaS) 형태로 제공하며 이는 은행이 대규모 초기 투자 없이 최신 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렌딩인텔리전스는 기존 신용평가모형(CSS)이 포착하기 어려웠던 복합적인 리스크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6종의 AI 특화 모델을 탑재했다. 신용이력이 부족한 고객(씬파일러)이나 비정형적인 소득 패턴을 가진 고객 등 기존 평가 방식으로는 정당한 평가가 어려웠던 금융 소외 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이처럼 정교해진 리스크 변별력은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규 상품의 승인율을 확대하는 기반이 된다.

특히 어니스트AI는 단순한 엔진 공급을 넘어 제주은행이 대손비용 감축과 승인율 확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초기 컨설팅부터 함께 제공한다. 또한 시장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와 미래 연체율 예측이 가능한 웹 기반 대시보드를 공급해 은행이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내재화하도록 돕는다.

이희수 제주은행장은 “이번 어니스트AI와의 협력은 고객에게 더 나은 금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며 “최신 AI 기술 기반의 정교한 여신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고객 신용평가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상훈 어니스트AI 대표는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제주은행의 AI 혁신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어니스트AI의 독보적인 AI 기술력과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주은행이 국내에서 가장 정교하고 안정적인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