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 반등이 전망된다.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성이 확보된 주택사업 매출 증가가 겹치면서 영업이익 개선세가 관측되고 있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7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전년 동기(1473억원) 대비 47.3% 증가했다.

이러한 영업이익 증가는 주택 원가율 개선과 원활한 착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93.5%로 전년 동기(94.9%) 대비 1.4%포인트 감소했다. 원가율은 매출액 대비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높을수록 공사비나 인건비 등 공사 실제 집행 비용이 크다는 의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이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수익성이 확보된 주요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뚜렷한 영업이익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고원가 현장 준공에 따른 영업이익 회복세가 전망된다. 2021~2022년 착공에 들어간 프로젝트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DL이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326억원) 대비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고원가 현장이 준공됨에 따라 원가율 개선이 이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 영업이익은 저마진 현장 준공 효과에 따른 주택 원가율 개선과 기저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증가할 전망"이라며 "계획 대비 원활한 착공 성과로 반등 기반을 빠르게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택 부문과 DL건설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의 뚜렷한 증가가 예상된다"며 "주택 부문 원가율이 8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원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65억원으로 약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 청산으로 인한 손실에도 국내 메이플자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등 주택사업 도급 증가로 수익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영국 자회사 손실을 제외하면 매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 이전 착공한 고원가 현장의 입주가 마무리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주택 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3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수치다. 대표 사업장인 '서울원 아이파크'를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주택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우건설 영업이익 전망치는 974억원으로 지난해(1048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반기 주택부문에서 비교적 대형 현장 준공이 적은 영향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고원가 현장 준공에 따른 원가율 개선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가 향후 건설사들의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출 규제와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일부 도시정비 사업의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되나 중장기적으로는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이주비 추가 대출을 저리에 해주거나 조합원들의 입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담금 납부 시기를 유예하는 등의 가능성이 있어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