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신청을 개시한 가운데 지급 창구인 카드사와 은행 등에 ‘먹통’·‘헛걸음’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미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혼란을 겪었음에도 정부와 금융사들의 준비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 일부 은행 영업점은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 위주로 '오픈런'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번주 은행가면 사람 많아서 업무 못 볼테니 다음주에 이용하라”는 ‘꿀팁’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를 예상해 첫번째 주엔 출생 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1,6 월 ▲2,7 화 ▲3,8 수 ▲4,9 목 ▲5,0 금)를 적용시키기로 했지만 은행 영업점에 찾아온 고객들 일부는 이를 모르고 헛걸음한 경우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일제 홍보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사직동 주민센터는 젊은층도 5부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항의에 못 이겨 출생연도 끝자리 1,6이 아닌 주민에게도 소비쿠폰을 발급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에서 운영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담 콜센터’에도 문의가 쏟아져 전화연결이 쉽지 않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접속 장애에 대비해 출생연도 요일제가 준비가 됐지만 그걸 모르시고 계속 일단 시도해보시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대다수 카드사에서 앱 접속 문제가 발생했다. 신한카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인 'SOL페이'는 소비쿠폰 신청을 위한 접속 인파로 인해 한동안 먹통이 됐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앱 등에서도 이날 오전 소비쿠폰 신청 페이지의 접속이 일부 지연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서버 증설 등 트래픽 몰릴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는 다 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접속을 하셨던 것 같다”며 “저희 신한카드 고객님들이 카드사 중에는 제일 많은 것도 있고 첫날이다 보니 접속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 이어 또다시 동일한 불편을 초래한 만큼 카드사에 ‘준비 미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난지원금 당시처럼 신청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일은 예상 가능했었고 카드사들은 정부에 “서버 증설, 콜센터 구축 등 시스템 개선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높은 비용이 요구되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적 문제이긴 하지만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소비쿠폰 지급 둘째 날인 현재는 대체로 정상적으로 신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혹은 주민센터에선 대부분의 창구가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지며 카드사 홈페이지와 앱에서도 대체로 원활한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제 오늘 요일제가 기사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오늘부터는 차차 무리 없이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만큼 신한카드에서는 여전히 서비스가 다소 지연됐다. ‘먹통’ 이슈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오전 10시즘 “30분 정도 후 신청을 부탁드리며 16:00 이후 신청 시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있었다. 신용판매 실적 1위인 현대카드에서도 접속 지연이 1분 정도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