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이 넉 달째 내수와 수출이 엇박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수는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수출은 관세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로 반등 기폭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6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한 14만5842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 상승은 전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종료를 앞둔 출고 수요가 겹치며 내수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던 개소세 인하 조치를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기본세율 5%에서 3.5%로 인하된 개소세는 연말까지 유지된다.

기아 EV3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기아 EV3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스포츠실용차(SUV)의 안정적인 판매 흐름 속에 EV3, EV4 등 친환경차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BMW가 견조한 성장세로 1위를 탈환했고, 테슬라가 모델 Y 신차효과를 유지하며 2위로 급부상했다.

상용차는 경기 부진 영향과 PV5 신차 대기수요 영향으로 1톤 트럭의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감소 폭은 완화돼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어든 1만4389대가 판매됐다.

반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3.1% 감소한 24만4427대로 2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전기차 생산 현지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의 수출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수출 호조와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SUV와 세단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 0.8%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사진=연합뉴스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수출 감소에도 중고차 수출 증가와 하이브리드 확산에 힘입어 6월 완성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3% 늘어난 63억4000만달러(약 8조8000억원)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품 수출액 역시 주요 해외생산 국가에서 현지 생산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18억 달러(약 2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6월 전체 자동차 생산은 수출 물량 감소에도 내수 물량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0.1% 줄어든 35만3233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