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자치구인 쿠르디스탄의 주요 유전이 나흘 연속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국제유가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6달러(1.75%) 오른 배럴당 67.54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 역시 1.00달러(1.46%) 상승한 69.52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동시에 오른 것은 지난 11일 이후 처음이다.
유가 상승은 쿠르디스탄 지역의 원유 생산 시설이 드론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롯됐다. 쿠르디스탄 천연자원부는 성명을 통해 "주호크 주의 타우케, 페슈카부르, 아인 시프니 유전이 폭탄을 실은 드론의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돼 여러 유전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쿠르디스탄의 하루 원유 생산량 28만 배럴의 절반에 달하는 14만~15만 배럴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 측은 아직 공격의 배후를 특정하지 못했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사장은 "이번 유가 상승은 이라크 드론 공격에 대한 시장의 직접적인 반응"이라며 "비교적 낮은 기술력의 공격에도 원유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장은 공급 불안 요인 외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등 거시 경제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8월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중 무역 협상 추이가 유가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팬뮤어리버럼의 애슐리 켈티 애널리스트는 "미국 관세의 최종 수준과 이것이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가는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39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뒷받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견조한 수요로 인해 원유 생산량 증가가 재고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