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큐브 에이지알 모델 장원영. 사진=에이피알
메디큐브 에이지알 모델 장원영. 사진=에이피알

지난해 애경산업 매출을 제치고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뷰티업계 빅3’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에이피알이 올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도 상장 1년 4개월여 만에 3배 넘게 뛰며, LG생활건강 앞지르고 아모레퍼시픽을 턱끝까지 추격했다.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신흥강자로 떠오른 에이피알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은 7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7% 늘어난 1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애경산업의 실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매출은 6791억원, 영업이익은 468억원에 그쳤다. 이로써 에이피알은 기존 3위였던 애경산업을 제치고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뷰티업계 빅3’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해 1분기도 또한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매출은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546억원으로 97% 신장했다. 이번에도 애경산업(매출 1511억원, 영업이익 6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앞서면서 사실상 3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에이피알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는 건 단연 해외 사업이다. 1분기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은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급증하며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2023년 46%, 2024년 55%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1분기 71%까지 늘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핵심 브랜드인 ‘메디큐브(Medicube)’와 뷰티 디바이스 ‘AGE-R’이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 아마존에서는 K뷰티 브랜드 중 가장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 일본 큐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메가와리’ 행사에서는 TOP 5 내 스킨케어와 디바이스를 포함한 메디큐브 제품 3개가 이름을 올렸다. 6월 행사에서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피알 2024 경영 실적.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 2024 경영 실적. 사진=에이피알

2분기도 맑음…‘연매출 1조’ 눈앞

올해 2분기 실적 전망도 ‘맑음’이다. 증권가에서도 에이피알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B2B(기업간거래) 사업과 미국·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에이피알이 2분기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135% 증가한 수치다.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시장 모두 K뷰티 진출이 확대되며 브랜드 간 성장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에이피알은 소비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며 각 시장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미국은 쇼핑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베스트셀러 중심의 판매 흐름이 견조했으며, 핵심 시장에서의 인지도 상승이 글로벌 확장의 레버리지로 작용해 기타 지역으로의 확장이 수월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역시 매출이 91% 증가한 2964억원, 영업이익이 128% 성장한 63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19만5000만원으로 높였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큐텐의 메가와리 행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유럽·중화권에서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매출이 크게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파른 매출 상승에 따른 마케팅비 비중도 올해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적 내 메디큐브의 가파른 인지도 상승에 따른 강력한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했던 연매출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에이피알은 ‘연매출 1조원’과 ‘영입이익률 17~18% 유지’를 목표로 잡은 바 있다.

탄탄한 실적에 힘입어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5만원대에 머물던 에이피알의 주가는 이날 17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결과 에이피알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6조7642억원으로 상장 1년4개월여 만에 3배 넘게 불었다. 지난달 23일에는 뷰티업계 2위 LG생활건강 시가총액(5조1696억원)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도 바짝 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8조545억원이다. 

뷰티업계에서도 에이피알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내 1조원 매출을 바라볼 만큼 속도감 있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브랜드 충성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