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래미안 루미원'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래미안 루미원'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차별화된 설계와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 6월 19일 마감된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양사는 입찰 마감일 전에 입찰보증금 중 현금 150억원을 조기 납부하며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2020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양사의 치열한 수주전 끝에 삼성물산이 52%의 득표율로 대우건설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따냈다.

삼성물산 대규모 커뮤니티 vs 대우건설 프라이빗 특화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단지명을 '래미안 루미원'으로 제안하고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내세웠다. 지하 4개층, 22m 높이의 아트리움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크리스털을 형상화한 천장으로 덮은 아트리움은 지하 4층까지 자연 채광이 들어올 수 있게 했다.

가구당 커뮤니티 면적은 약 12.5㎡(3.8평)에 달한다. 최근 강남권 신축 아파트 단지의 가구당 커뮤니티 면적이 약 2평인 것을 고려하면 2배 크다. 지하 개별 가구 창고 공간까지 포함하면 가구당 5.3평의 면적을 제공한다.

지하 주차장 공간도 차별화했다. 주차장 진입 시 지하 4층까지 단번에 내려갈 수 있는 '익스프레스 웨이'를 설계에 적용해 한 층씩 돌아서 내려가야 하는 기존 단지와 차별화했다. 거주동에서 가장 가깝거나 평소 선호하는 주차구역을 안내해주는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주차시스템도 적용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단지명을 '써밋 프라니티'로 제안하고 개인 프라이버시 특화 설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합원과 일반 분양을 포함한 모든 가구가 남향과 맞통풍을 즐길 수 있는 설계안을 제안했다.

1130가구를 8개동 2열로 배치해 동 간격을 균형 있게 확보하고, 모든 동의 프라이버시도 개선했다. 남측 개포한신아파트와의 간섭을 최소화해 모든 동이 개방감과 쾌적함을 누리도록 했다. 기존 타워형 주동의 단점인 채광 문제와 프라이버시 침해를 극복한 3세대 판상형 타워도 제시했다. 가구당 1기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엘리베이터'도 도입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써밋 프라니티’ 외관.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써밋 프라니티’ 외관. 사진=대우건설

금융조건·공사비 경쟁도 치열

양사가 조합에 제안한 금융·공사비 조건도 파격적이다.

삼성물산은 AA+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사업비 전체를 한도 없는 최저금리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업비에는 조합 운영비와 각종 용역비 등의 '필수사업비'와 추가 이주비, 임차보증금 반환 비용을 포함한 '사업촉진비'가 포함된다.

삼성물산은 환급금이 발생하는 경우 분양 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에 환급금을 100% 지급하고, 분담금 상환을 최대 4년간 유예하는 안도 제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필요 없는 재무역량과 업계 최고 신용등급(AA+)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68만9000원으로 총 6757억원이다. 공사기간은 43개월을 제안했다.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 최대 100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입찰마감일에 책임준공 확약서도 함께 제출하며 공사중단 없이 100% 책임준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업비 조달 금리로는 기존 정비사업 중 최저 수준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00%'를 제안하고, 사업비 전액을 책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도 대우건설이 부담하기로 했다.

분담금 납부는 조합원의 이자 부담이 없도록 수요자 금융조달이 아닌 입주시 100% 납부 조건을 제안했으며, 분담금 납부시기를 2년씩 최대 6년간 유예할 수 있는 혜택도 포함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79만6000원으로 총 6778억원이다. 공사 기간은 47개월로 제안했다. 공사비는 삼성물산보다 약 20억원 높지만 대안설계 적용에 따른 인허가 비용과 착공 전 각종 비용을 30억원까지 대우건설이 부담할 예정이다. 대청역 직통연결 공사비 80억원 지원 조건도 내걸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당사의 역대급 사업 조건은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는 김보현 사장의 의지와도 일치한다"며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을 위해 누구보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해 왔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포우성7차는 1987년 12월 준공된 최고 14층, 15개 동, 802가구 규모의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12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 입지에다 기존 용적률이 157%로 낮아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조합이 제시한 총공사비는 6778억원이다. 조합은 8월 23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