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건 돈이 얼마나 들던 가족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볼보의 XC90은 이러한 아버지들의 마음을 담아 안전 성능을 대폭 높이면서도 남자로서 추구하고픈 운전의 재미도 잡았다.
10일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준비한 코스에 따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에서부터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인근까지 왕복 140㎞를 달렸다.
눈에 보이는 곳마다 내비게이션을 달아 놔 운전자가 앞에서 시야를 이탈해도 경로를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SUV임을 생각해도 넓고 큰 브레이크 페달 덕에 급정거에도 유리하다. 그렇다고 해서 가속페달 페달도 작지 않다.

자동차에 1억원을 써도 금전상 여유가 있다면, 당신의 가치관 중 꽤 높은 순위에 탑승자들의 안전이 있다면 이 차를 스카우팅 리포트에 넣을 가치가 있어 보인다.
운전자 시야 속 3개의 네비게이션… 주시 태만 '꼼짝마'

눈길을 사로잡은 건 계기판, 센터패시아, 헤드업 디스플레이 삼중으로 보이는 내비게이션이었다. 왜 다른 차들은 이런 기술을 개발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계기판에서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기술은 혁명적이었다.
어떤 차선을 타야 하는지, 제한 속도는 몇㎞인지, 전방에 고가·지하도로·터널을 타야 하는가와 어느 정도가 막히는지 등을 표시해 주는 것은 별도의 센터패시아 내비게이션이 없어도 수긍이 갈 정도로 훌륭한 수준이었다.

센터패시아의 내비게이션은 주로 티맵을 사용하지만 별도의 앱을 설치하거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 시 본인이 원하는 설정대로 사용할 수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해 음악 청취, 블루투스, 어시스턴트 등을 사용하면서도 길 안내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고 운전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요약식으로 운전자가 몇㎞로 주행 중이며 어느 방향으로 달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운전자의 시야에서 오른쪽, 아래쪽 곁눈질을 해도 경로를 명확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이드미러 조절도 좌,우만 가능한 여타 차량과 달리 상하좌우를 모두 조절 가능하다. 일부 운전자 시트 조작의 경우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에서 조작하면 설명을 보면서 조절할 수 있다.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핸들 왼쪽에 위치해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켜고 끄면 된다.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으면 경고 알림이 뜨며 앞차와의 간격을 고려해 자동으로 속력을 조절하거나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엄지손가락을 걸었을 때의 촉감과 차에 탑승한 뒤 집중해 달리는 순간은 F1:더 무비에서의 대사처럼 "차와 하나가 돼 날고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을 때는 힘을 주고 있는 느낌이 약하게 들었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발로 축구공 혹은 농구공을 벽에 대고 미는 듯한 느낌이 들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건들고 있다는 판단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브레이크 페달이 여타 차량에 비해 넓어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간 전환이 쉬웠다.
쿠션감 좋은 의자… 배기음 덜하지만, 옥에 티 살짝

XC90의 차량 크기는 전장 4955㎜, 전폭 1960㎜, 전고 1775㎜, 휠베이스 2984㎜로 동급 경쟁 SUV와 비슷한 크기를 가졌다. 대신 운전석의 자리는 넓은 편으로 필요한 경우 노트북 업무 등의 작업을 차에서 해도 괜찮겠다는 주관적인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트의 좌석도 푹신한 데다가 시트의 허리 부분도 감싸주는 부분을 조절할 수 있어 덩치에 맞게 의자를 맞출 수 있다.
48V 하이브리드 차량이었지만 가속 시 차량 배기음은 약하게 있었다. 그러나 거슬리는 편은 아니다. 하이브리드라는 것을 모른다면 조용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오히려 최고 30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덕분에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무리 없이 속도를 내며 주행할 수 있다. 프로야구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에 가까운 속도를 XC90이 우습게 내는데 가벼운 배기음 정도야.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A필러, B필러와 파이어 월(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벽)에 흡음재를 추가해 고주파, 풍절음, 엔진, 도로와 관련된 소음을 감소시키고자 했다"며 "도로 소음이 거의 차단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운전자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단점은 스피커의 내부 울림. 1인 1차로 진행된 시승 행사 속 졸음운전을 예방하고자 음악 리스트들을 EDM으로 설정해두자 스피커가 다리를 다소 울리는 듯한 느낌이 조금 들었다. 운전에서 다리 감각이 가장 중요하기에 울림을 줄이며 화룡점정을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살짝의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돈에 구애받지 않고 예비 신부를 비롯해 가족을 위한 차를 구매할 기회가 다가온다면 주저 없이 볼보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안전한 운전이 있어야 다음번에 함께할 수 있는 재밌는 추억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시승기를 작성한 기자와 다르지 않은 듯하다. 10일 기준 볼보 XC90의 사전 예약 대수는 1300대 이상을 넘기며 올해 연내 목표 판매량 1300대를 넘겼다.
XC90의 차량 가격은 XC90 B6 플러스(MHEV)가 8820만원, B6 울트라 9990만원, XC90 T8 울트라(PHEV)가 1억1620만원이다. 차량 인도 기간은 약 3개월가량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