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이를 조망하고 논의하기 위한 장이 마련됐다.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와 코엑스가 주최하는 ‘2025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5)이 오는 11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 3층 C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라이다, 자율주행 AI, 고정밀지도, 차량용 반도체, 시뮬레이터 등 자율주행 분야를 대표하는 핵심 기술과 솔루션이 소개된다. 같은 기간 ‘2025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UWC 2025)와 동시 진행돼 미래 첨단 이동체 산업 간의 융합과 시너지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안전한 자율주행의 가치 만든다”

행사 개막일인 9일에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살펴보기 위한 국내외 바이어와 정부관계자, 연구원 등으로 행사장이 붐볐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인 부스는 경기도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운영 중인 국내 최초 자율주행 대중교통 ‘판타G버스’였다.
‘판교에서 타는 경기도(G)버스’라는 의미의 판타G버스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운행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6만 명과의 시민이 탑승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차량은 14인승으로 입석은 불가하며 6세 이상부터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운행구간은 판교역부터 기업성장센터까지 5.9㎞다.


자율주행 레벨 3의 전기버스로, 운전기사와 안전요원이 같이 탑승해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관계자는 현장에서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사가 직접 개입해 대응할 수 있다”며 “승차감 측면에서도 시민들에게 반응이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율주행 1위 업체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회사는 이날 자사의 핵심 자율주행 기술과 제품 등을 아우르는 통합브랜드 ‘AZTON(아즈톤)’을 론칭, 첫선을 보였다.

행사장에 전시된 로보셔틀 ROii(로이)는 에이투지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 셔틀로 회사의 인지·판단·제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원격관제 기술이 집약됐다. 에이투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ROii를 중심에 둔 자율주행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첫 번째로 운행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형 에이투지 대표는 “아즈톤은 에이투지가 추구하는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를 통합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상징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ROii를 직접 체험하고, 아즈톤이 제시하는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차량용 반도체와 카메라 센서 등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 부품들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차량용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보스 반도체는 차량용 AI 칩렛 가속기 ‘Eagle-N’ 제품을 소개했다.
Eagle-N은 업계 최초의 차량용 칩렛 AI 가속기 반도체다. 250/185/125 TOPS NPU와 PCIeGen5, UCIe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자율주행 및 몰입형 차내 경험을 위한 AI 서브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양산은 오는 2026년 4분기에 시작된다. 보스반도체 관계자는 “자율주행 뿐 아니라 서버와 로봇, 산업, 엣지 컴퓨팅 등으로 확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해·공 무인이동체 한자리에…UWC 2025 개최

이날 코엑스에는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UWC 2025)도 동시 개최됐다. 행사는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무인지상차량, 해양 무인체계 등 다양한 무인이동체 기술을 중심으로 총 73개 기업이 208개 부스로 참가했다.
무인이동체는 드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배송·서빙 로봇, 무인선박처럼 자율주행 또는 원격 조종이 가능한 육·해·공 이동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국방·이동수단(모빌리티)·농업·우주·원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행사에서 미래비행체(AAV)와 소형 다기능 모듈화 비행체(CMMAV)를 소개했다. AAV는 민·군 공용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에어택시, 관광, 화물기로, 군 분야에서는 지휘, 기동강습, 정찰 등 다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MMAV는 다양한 임무장비를 모듈화 형태로 교체 장착할 수 있는 비행체 플랫폼이다.

LIG넥스원도 전시에 참가, 자사 기술력을 선보였다. 눈길을 끈 것은 하이브리드 수송드론이다. 해당 드론은 화물 40kg을 탑재하고 6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내연기관과 배터리가 동시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육군도 부스를 마련하고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을 전시했다. 해당 로봇은 대테러 작전 간 위험지역에 선두 투입해 전투원 생존성을 보장하고 작전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월드콥터코리아의 화물전용 자동차 엔진 로봇헬리콥터(Cargo-max)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카고맥스는 세계 최대 크기의 화물 전용 로봇 헬기로, 500kg 화물을 싣고 800km를 이동할 수 있다. 화물을 200kg으로 줄이고 최대 2개의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하면 최대 26시간 3900km를 비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충분한 안전성이 입증되면 사람도 태울 수 있도록 개발할 것”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구급헬기”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김보열 과기정통부 공공융합기술정책과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사례에서 보듯, 드론 등 무인이동체의 중요성과 활용분야가 갈수록 증대한다”며 “무인이동체 원천기술을 확보하도록 꾸준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