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 다연장 로켓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무 다연장 로켓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이 제작한 미사일·포탄 등 전쟁 필수 소모물자의 2025년 1~5월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1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산 무기체계를 다수 구매하고 있는 폴란드의 경우 493.8%의 증가세를 보이며 물자를 대거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복수의 방산업계 관계자와 한국무역협회 K-stat 글로벌 무역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폭탄·유탄·어뢰·지뢰·미사일에 해당하는 HSK-9306 품목의 올해 1~5월 총 수출액은 6억2345만달러(약 8573억원)을 기록해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3억1458만달러(약 4317억원)대비 98.9% 증가한 수치다.

이중 폴란드향 수출액이 4억4244만달러(약 6093억원)으로 전체의 70%에 해당되어 눈길을 끈다.

폴란드는 인접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안보 위기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군비를 확충하고 있다. 여기에 2024년과 2025년 중동 지역 군사 충돌까지 점차 확전으로 번지자 한국산 무기 도입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사일과 포탄 등 소모품의 비축분도 함께 확보하는 모양새다.

특히 폴란드는 현재까지 천무 호마르-K 126대를 납품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만 27대 납품된 것으로 추산 중이다. 여기에 3억달러 이상의 탄·미사일 출하도 확인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천무 플랫폼 외 탄과 미사일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K-2 전차 1차 계약 물량(96대)을 비롯해 여러 무기체계 납품이 2025년 내 예정된 만큼, 함께 사용되는 120㎜활강탄 등 호환되는 소모품의 수요도 꾸준히 발생할 전망이다.

이처럼 포탄과 미사일 등 전쟁 소모품은 K방산의 또 다른 먹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지난해 K방산 수출액은 95억달러(약 13조805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HSK-9306 품목의 수출액은 12억7640만달러(약 1조7572억원)으로 13.43%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1~2분기부터 가파른 수출액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비율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 등 주요 방산업체의 포탄·미사일류 수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풍산은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에 다양한 루트를 통해 포탄을 납품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군 소모품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폴란드의 뒤를 이어 미국, 인도네시아, UAE 등도 HSK-9036 품목 수출액 상위 국가에 올랐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에 1년 동안 포탄을 지원하면서 부족해진 자국 재고량을 한국산 포탄으로 충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협력 등 한국과 방산 협력에 적극적이며, UAE는 천궁-2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등 한국산 무기를 적극 도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안보 위협 속 상징적인 무기 브랜드를 넘어 일반 소모품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라며 "한국 방산 업계도 이 지점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