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거대한 도서관이 최첨단 디지털 서고로 통째로 이사하는 것과 같다. 1억1천만 명의 학습 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최대 이러닝 기업이 한국의 클라우드 기술을 심장으로 삼아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NHN Cloud, 대표 김동훈)는 일본의 대표 이러닝 기업 ‘네트러닝(Net Learning Holdings)’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넘어 양사가 AI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해 일본 교육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글로벌 시장까지 함께 공략하겠다는 공동 선언에 가깝다.
네트러닝은 일본에서만 7300개 이상의 고객사와 누적 학습자 수 1억1천만 명을 보유한 이러닝 분야의 절대 강자다. 그동안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해 직접 IT 인프라를 운영해왔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핵심 서비스인 통합 이러닝 플랫폼 ‘멀티버스(Multiverse)’를 비롯한 방대한 교육 콘텐츠와 데이터를 모두 NHN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네트러닝 입장에서 무거운 IT 인프라 운영 부담을 덜고 오롯이 양질의 교육 콘텐츠 개발이라는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트래픽이 몰리는 시기에도 유연하게 인프라를 확장하며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이번 협력의 진정한 의미는 ‘AI’에 있다. 양사는 NHN 그룹이 보유한 AI 기술과 네트러닝의 방대한 교육 데이터를 결합하는 공동 AI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학습자의 성과를 분석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AI가 자동으로 교육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개인별 추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교육 모델을 함께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는 데이터라는 원석을 AI라는 기술로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형적인 디지털 전환(DX)의 모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양사의 시너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네트러닝의 국제표준 자격 시스템과 ‘NHN Cloud 기술 인증 자격증’을 연동하고 동남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등 다각적인 협력을 예고했다.
NHN클라우드에게 이번 협약은 일본 클라우드 시장 공략의 중요한 이정표다. 일본 최대 이러닝 기업을 고객사이자 파트너사로 확보하며 일본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지게 됐다. 최근 국내 유수 IT 기업들과 ‘AX연합체’를 구성해 일본 시장 공략을 선언한 데 이은 공격적인 행보로 NHN클라우드의 일본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NHN클라우드 김동훈 대표는 “일본 최대 이러닝 회사인 네트러닝의 방대한 교육 콘텐츠를 클라우드 전환하는 역할을 맡아 이용자들에게 더욱 높은 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며 “이를 발판 삼아 교육을 비롯한 일본의 전 산업을 대상으로 DX를 실현하며 비즈니스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