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행사의 4분기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0월 예정된 황금연휴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주 4.5일제 실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이에 여행업계 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연이은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끝에, 드디어 ‘햇빛’이 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업계, 1분기 실적 뒷걸음질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먼저 올해 1분기 여행업계 대표주자인 하나투어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감소한 16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1% 줄어 123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은 17.3% 줄어든 6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6% 증가하며 78억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줄어든 송출객 수를 지목한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집계 결과, 상반기 양사의 전체 해외 송출객 수는 각각 188만1791명(+10.3%), 66만4968명(-15%)을 기록했다. 특히, 패키지여행 송출객 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분기 상황도 좋지 않다. 상반기 하나투어의 패키지여행 송출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감소한 101만3301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의 패지키 여행 송출객 수도 21.9% 줄어든 44만7699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국내 공항에서 국제선 항공편 탑승객이 4600만명을 넘어서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탑승객 수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더군다나 통상적으로 별다른 이슈가 없어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와 달리, 1분기의 경우 설날 연휴와 겨울 방학이 포함된 1분기는 성수기로 꼽히기 때문에 송출객 감소가 더욱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성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월간 국내·해외 여행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 해외여행을 개별 여행으로 다녀왔다는 응답은 62.6%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단체 패키지여행을 했다는 응답은 28.4%에 불과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월(개별 여행 60.4%·단체 패키지 여행 32.7%)과 비교했을 때, 개별 여행객 비중은 증가한 반면, 단체 패키지 여행객 비중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상반기 내내 지속된 대내 정치 불안과 항공기 사고 여파가 패키지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도 6월 실적 자료를 통해 “6월은 계절적인 비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전통적으로 여행 수요가 다소 주춤하는 시점이다”라며 “특히 올해는 연휴나 휴일이 거의 없었으며, 국내 대선 일정까지 겹치면서 모객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4분기 ‘긍정 변수’ 산적

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회1분과의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회1분과의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상반기 불황기를 보낸 여행업계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10월에 예정된 황금연휴와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4.5일제 시행 등이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0월 황금연휴’ 기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10월 연휴는 개천절인 3일을 시작으로 주말을 비롯해 추석 연휴(5~7)와 한글날(9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금요일인 10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주말을 포함해 총 열흘의 휴가를 떠날 수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수요 회복이 감지된다”라며 “관공서 수요는 곧장 눈에 띄게 회복했고, 개인 고객은 유입이 시작됐으나 대부분은 9~11월에 쏠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급 황금연휴로 4분기에는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대한다”라고 분석했다.

소비심리 회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다. 통상적으로 여행은 사치재로 인식돼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로 전월 대비 6.9%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 111.1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낙관적인 수준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행은 그 어떤 업종보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라면서 “휴가철이 되더라도 경기 침체 등으로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여행을 비롯한 외식 등부터 줄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등하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것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 시행도 호재 중 하나다. 주 4.5일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요일부터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며 당장 단기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1년 주5일제가 전면 도입되며 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한편, 주 4.5일 근무제 도입은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최근 고용노동부가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업무 계획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하며 공약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주 4.5일제 시행과 관련한 기대감이 조금씩 반영되고 있는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도 “주 4.5일제 시행을 할 경우, 당장 단기 여행 수요 증가를 시작으로 휴가를 활용한 중장기 노선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속도감 있는 정책 시행을 기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